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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인·부식·투과·그리기·실험… ‘판화왕국’ 120명 작가 한자리에
라이프|2018-07-09 11:48
한국현대판화 60년을 돌아보고 판화 본연의 의미와 미래를 가늠해보는 전시가 열린다.
경기도미술관(관장 최은주)은 ‘판화하다-한국현대판화 60년’전을 7월 4일부터 오는 9월 9일까지 개최한다. 김정자, 이항성, 윤명로 등 판화 1세대 작가의 전통적이고 묵직한 판화부터 동시대 작가들의 실험적 작업까지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판화가협회와 함께준비한 전시엔 협회 회원 500명중 120명을 선정, 160여점의 작품이 나왔다.
‘판화’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원작이 있는 작품을 고해상도로 촬영, 오프셋(offset) 인쇄 작업을 떠올리기 쉽다. 최은주 경기도미술관 관장은 “판화는 4대판법(볼록, 오목, 평판, 공판)을 기본으로, 작가의 예술성과 실험정신을 담보로하는 현대미술의 한 장르”라며 “작가들의 실험적 추구가 한국 현대미술의 현대성을 촉발하게 했고, 전통적 영역과 현대성을 가장 긴밀하게 만나게 하는 것이 판화다. 지금은 많이 위축됐지만 판화의 미래는 밝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크게 5개 섹션으로 나뉜다. ‘각인하다’, ‘부식하다’, ‘그리다’, ‘투과하다’, ‘실험하다’ 등 판화의 작업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여기에 해당하는 작품을 소개한다. 60주년 기념전이지만 연대기적 형태를 취하지 않은건 이미 앞선 판화전시(2003년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현대판화모음’전, 2008년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현대 판화 1958∼2008’)에서 시간순으로 소개했던 바가 있어서다.
‘각인하다’에선 조각도로 판을 파내는 작업들을 선보인다. 목판을 조각도로 파내더라도 하나의 판을 점진적으로 소거하는 판 화법을 이용한 신장식의 ‘아리랑-기원’, 전동드릴과 전기공구로 목판을 긁어내 화면에 리듬감을 부여한 박영근 ‘베드로에 관하여-성전’등이 눈길을 끈다.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판재에 각인하거나 부식하고, 그리거나 투과하고 실험하는 각각의 판화 행위가 작가의 심리상태나 현대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장르별로는 목판화·메조틴트·애쿼틴트·리소그래피·세리그래피부터 판화 개념의 끝없는 확장을 보여주는 최근의 실험적인 작품까지 망라했다. 스텐실의 원리를 응용해 면솜에 무 순을 기르는 권순왕 작가의 ‘자라나는 이미지-말’은 판화장르의 해체를 모색하는 대표적인 예다.
신장식 한국판화협회 회장은 “한국현대판화는 60년 역사로 보지만, 목판화는 고려ㆍ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히 ‘판화 왕국’이라고 할 수 있다. 팔만대장경이나 다라니경이 그 예다”며 “1990년대 후반으로 오면서 컴퓨터를 작업에 활용하며 판화가 더욱 다양해졌다. 필름, 비디오, 영상과 융합되며 새로운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와 더불어 아카이브 섹션에는 한국현대판화의 역사를 연보로 정리했다. 관람객이 판화를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는 ‘작가의 작업실’도 마련됐다. 신장식 회장이 만든 ‘금강산’ 목판화를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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