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기업 흔들지 말라는 재외 경제학자의 이구동성
기사입력 2018-07-11 11:33 작게 크게
재외 경제학자 두 사람이 한 목소리로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쓴 소리를 했다. 10일 전경련 주최의 ‘기업과 혁신 생태계 특별대담’에 참여한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한국경제가 처한 문제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J노믹스에 대한 지적에 다름 아니다.

이들이 진단한 한국경제의 문제는 한마디로 성장정체다. 장 교수는 “주력 산업이던 조선ㆍ철강업 등은 중국에 따라잡혔고 선진국에 뒤쳐진 바이오ㆍ신소재ㆍ인공지능 등 신산업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으며 세계 1위인 반도체도 언제 중국에 추격을 당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신교수는 “기업의 혁신과 투자가 일어나지 않아 성장이 정체된 한국 경제는 지금 비정상”이라고 했다.

장교수가 분석한 원인은 ‘주주 자본주의’였다. “한국의 성장률 하락은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가 원인인데 이는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외국인 주주들이 고배당 주가상승 시세차익만을 요구해 대기업들이 장기투자에 나설 수 없기때문”이라는 것이다. 신 교수도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엘리엇이 대기업을 흔들자 ‘재벌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를 환영하는 일도 벌어진다”며 “미운 대기업이 혼쭐 나는 꼴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순 있겠지만 한국 산업과 국민 경제에는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들 주장의 공통점은 대기업을 흔들지 말고 내버려 두라는 것이다. 장 교수는 “대타협으로 적정한 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그래도 50%가 넘는 상속세로 인해 수 세대만 기업지분 상속이 이뤄지면 재벌기업은 자연히 소멸된다. 이런 와중에 재벌 일가의 가족경영을 없애겠다며 지배 구조를 흔들면 엘리엇과 같은 외국계 단기주주들에게 국민 기업을 넘겨 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장 교수는 오히려 경영권 강화를 위한 ‘가중의결권’을 제안한다. 주식을 오래 보유한 주주들에게 기하급수적으로 의결권을 늘려주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도 도입한 제도다. 경영권 방어에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이들은 혁신성장에 대한 지적도 잊지않았다. 장 교수는 “대기업이 사업다각화를 하지 않았다면 삼성은 아직 양복을 만들고 LG는 치약을 만들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도 “금융계에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하면서 대기업엔 잘나가는 한 가지 산업에만 집중하라고 한다”며 “혁신이란 확률이 낮은 산업에 투자해 주력 산업으로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규제개혁이 혁신성장의 통로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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