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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경제에 韓銀 기준금리 동결…8개월째 제자리
뉴스종합| 2018-07-12 10:13

미중 무역전쟁 등 불확실성
수출ㆍ고용 부진도 걸림돌
내외금리차 확대 우려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한국은행은 12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재의 1.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1.25%에서 0.25%포인트 인상된 이래 8개월 연속 동결됐다.

금통위의 이날 동결 결정은 대외 불확실성과 불안한 성장세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ㆍ중 무역전쟁이 갈수록 확전하는 양상을 나타내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다른 선진국에도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면 그동안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의 성장동력이 꺾일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ㆍ중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대중 수입이 10% 감소하면, 우리의 대중 수출은 282억6000만달러(약 31조5000억원)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에도 1∼10일 수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9% 감소하는 등 불안한 시작을 했다.

또한 미ㆍ중 무역전쟁은 시장의 불확실성도 키우고 있다. 뉴욕증시가 흔들리며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가,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외국인 자금 유출을 촉발할 수 있어 우려를 가중시킨다.

고용 부진도 한은의 금리 인상을 막는 걸림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12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6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6개월 연속 10만명 안팎의 미약한 증가세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에 내몰렸다.

시장에서도 대외 불확실성, 고용 부진 등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렵다고 예상해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권전문가 10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9%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존 예상대로 올해 2차례 더 금리인상을 하면 현재 0.50%포인트 수준인 한ㆍ미 정책금리 차이가 연말이면 최대 1.00%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내외금리차가 더 커지면 외국인 자본 유출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인상이 기존 예상보다 많아도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등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계부채도 한은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상반기에만 25조원 늘어나며, 증가폭이 지난해보다 2조원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 규제 등 각종 규제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늘어나는 추세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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