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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판’ 아베, 뒤늦은 수해지 헬기시찰에 “아직 술 덜 깼네” 냉소
뉴스종합| 2018-07-12 10:31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1일 올린 헬기에서 수해지역을 시찰하는 사진 모습. [사진=아베 총리 트위터]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재난 현장을 외면하고 화기애애한 술자리를 가져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수해지역을 뒤늦게 방문하며 SNS에 시찰사진을 올렸지만 여론의 반응은 냉랭했다.

아베 총리는 11일 자위대 헬기를 타고 오카야마현 수해지역을 둘러봤다. 오전 10시53분 트위터에 흙탕물로 뒤덮인 마을을 헬기 안에서 바라보는 사진을 올리고 “오카야마 재해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피해의 규모가 느껴진다. 이제 구라시키시의 침수지역과 대피소를 방문한다. 피해자의 목소리를 복원과 재건에 반영하고 싶다”고 적었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헬기에 동승한 이바라기 류타 오카야마현 지사로부터 피해 상황을 전해 들었고, 구라시키시 대피소를 방문해 무릎을 꿇고 주민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고충을 호소하는 주민에게 ‘확실한 지원’을 약속했다. 다른 수해지역인 히로시마현과 에히메현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서부는 지난 5일부터 시작된 폭우로 엄청난 수해를 입었다.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상당수가 침수되거나 흙더미에 매몰됐다. 일본 정부가 이날 오전까지 집계한 사망자 수는 176명. 수만명의 구조대가 5일째 수해지역에서 실종자 수색과 지역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본 트위터 회원들은 1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계정에 올라온 수해지역 헬기 시찰 사진을 패러디하고 있다. 왼쪽은 헬기 밖 풍경을 영화사의 컴퓨터그래픽용 녹색 장막으로, 오른쪽은 우주 공간으로 합성한 사진. [사진=트위터]

앞서 아베 총리는 일본에서 폭우가 시작된 날 밤 중의원 숙소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중의원 의원들에게 둘러싸여 술잔을 들고 웃으며 건배하는 사진이 참석한 의원에 의해 공개돼 일본 여론의 공분을 샀다. 이 사진을 놓고 ‘폭우 술판’ ‘죽음의 건배’라는 비난이 SNS 타임라인으로 쏟아졌다.

공개한 시찰 사진에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그의 트위터 사진에 달린 댓글은 “여전히 술이 덜 깬 얼굴” “세탁기 앞에서 촬영하고 합성한 사진”이라는 식의 조롱이 대부분이다. 헬기 창밖의 풍경을 영화사 컴퓨터그래픽용 녹색 장막이나 우주 공간으로 변형한 합성사진도 등장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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