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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강화→거래급감→집값 하락...악순환 시작되나
부동산| 2018-07-12 11:00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한국감정원, 6년만에 하락 전망
대외여건ㆍ규제환경ㆍ공급 ‘최악’
지방 0.9%↓ 불구, 수도권 0.2%↑
민간기관도 “내릴 것” ‘이구동성’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정부 공식 부동산 통계작성 기관인 한국감정원이 올 하반기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것은 그만큼 시장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상반기 집값이 많이 오른 서울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낙관할 수 있는 지역을 찾기 힘들다. 경기악화, 금리인상 압력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고, 보유세 인상 계획 등 정부 정책도 규제강화 방향이어서 집값 상승을 점치기 어렵다. 새 아파트 준공이 몰리면서 공급이 늘어나는 등 주택 수급 여건도 ‘최악’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감정원은 12일 ‘2018년 상반기 부동산시장 동향 및 하반기 전망’ 자료를 통해 올 하반기 전국 집값이 0.1%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은 0.2% 소폭 오르지만, 지방이 0.9% 더 많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2018년 연간 기준 수도권 집값 변동률은 1.7%, 지방 –1.3%를 기록해 0.4%의 미미한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감정원 전망대로 전국 집값이 0.4% 오르는 건 2012년(-2.13%) 이후 변동률이 가장 미미한 한해가 된다는 뜻이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다양한 규제정책과 금리인상 가능성, 주택 공급증가 등으로 집값이 하락하는 방향으로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주택시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및 보유세 개편안 등의 영향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및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은 매수심리를 더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이 현실화하고,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하면 서울 강남 지역 집값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던 재건축 시장은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감정원은 이런 이유로 올 하반기 주택 매매 거래량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24.7%나 급감한 37만건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 원장은 “특히 주택공급이 증가하는 지역이나 지역산업 경기가 침체되는 지역은 거래량이 급감하고 가격 하락세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전국의 주택 준공 실적은 24만5000채로 전년 동기(19만3000가구) 대비 27% 증가했다. 이중 11만9000가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올해 집값 하락을 전망한 곳은 감정원 외에도 주택업체들이 세운 주택산업연구원, 민간 정보업체인 부동산114 등도 있다. 주산연은 최근 ‘2018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집값은 0.1% 오르지만, 지방에서는 0.8% 하락해 전국적으로 0.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도 지난달 내놓은 하반기 아파트시장 전망 자료를 통해 하반기 아파트값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각종 주택시장 규제와 대출규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보유세 강화 등 시장 내부 요인 및 금리인상, 경기침체 등 외부적 요인이 맞물려 있는 것이 이 같은 예상의 배경이라고 부동산114는 설명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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