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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공부의 마법》을 잇는 화제의 육아법
라이프| 2018-07-12 11:17

정신이 들어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뭔가에 집중하고 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좋아서 견딜 수 없다’라는 경우도 있고 ‘별 생각 없이 시작했는데 빠져 있더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마음이 설레는 상태는 대개 우리를 즐겁게 한다. 즐겁기 때문에 ‘또 해야지, 더 해야지’라는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아이에게 있어서 그것은 바로 ‘놀이’다. 일찍이 《거실공부의 마법》을 통해 ‘교육보다 놀이가 먼저’라고 역설한 일본 최고의 초등 교육 전문가 오가와 다이스케는 놀이를 가리켜 ‘아이가 생기는 넘치는 상태’라고 말한다. 놀이를 하면 아이는 즐겁고 의욕이 넘치며 기분이 고조되고, 무서울 정도로 집중하고 그 세계에 완전히 빠져든다. 이처럼 아이가 최대한으로 집중하고 있을 때 본 것, 들은 것, 접한 것을 아주 잘 기억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오가와 다이스케의 말처럼 놀고 있을 때 아이의 몸과 마음은 배움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상태’가 된다면, 거기에 공부라는 엑기스를 한 방울 떨어뜨리면 어떨까? 아마 당신의 아이는 자연스럽게 영리해질 테다. 이제는 일상 속에서 장래의 공부로 연결되는 배움의 기회를 포착해야 할 때. 그의 신작 《놀이의 마법》에 소개된 배움의 센서가 열리는 놀이법을 만나 보자.

◇ 문자나 숫자를 쓰는 힘의 기본, 선으로 놀기

가정에 흔히 있는 종이와 연필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이 ‘한 줄 선 긋기’이다. 이 체험은 자유로운 그림 그리기와는 다른 의미의 장점이 있다. 첫째, 선 긋기를 통해 글자나 숫자를 쓰는 기본이 몸에 밴다. 어린아이에게 한 줄을 선을 긋는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특히 가로선이 그렇다. 그러나 선 긋기에 익숙한 아이는 쓰는 것에 금방 적응한다. 둘째, 모양에 대한 감각이 연마된다. 직선부터 시작해 곡선, 원, 삼각형, 사각형 등의 도형으로 발전시키면 나중에 초등학교 수학의 도형 문제에도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 심부름은 미래의 공부로 연결되는 ‘보물 창고’

어린 시절부터 쓰레기 분리수거를 맡기는 것도 놀이가 된다.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에는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가 있는데 이를 분리하면서 사물의 속성을 이해하게 된다. 특히 비닐과 플라스틱은 재료의 감촉을 느낄 수도 있어 즐거운 놀이로 여겨진다. 분리수거를 일상적으로 하면 ‘고기를 담은 스티로폼 팩은 부드러운데, 우유팩을 자를 때는 힘이 필요해’라고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이는 알아서 깨닫는다. 이것이 효과를 발휘하는 곳은 중학 수학과 과학이다. 생활 속 소재를 활용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 숫자 세기와 말놀이로 ‘공부머리’를 3년 앞당긴다

일상에서 눈에 보이는 숫자를 사용한 놀이가 있다. 자동차 번호를 이용한 더하기 놀이다. 번호판의 4개의 숫자를 더해서 “홀수(또는 짝수)면 좋은 일이 생겨” 등 의 놀이 규칙을 정한다. 처음에는 ‘어느 쪽이 빨리 계산할 수 있는가’라는 단순 경쟁도 좋다. 운전 중 차가 막힐 때 가족 전체가 즐길 수 있다. 숫자를 이제 막 익힌 두세 살 아이라면 숫자 읽기 게임 정도로 이끌 수 있다. 이 같은 ‘더하면 몇일까?’라는 숫자 놀이는 휴대폰번호 등으로도 쉽게 활용할 수 있으며, 아이로 하여금 숫자를 좋아하게 만드는 지름길이 된다.

어떤 것을 마주해도 배움의 싹을 틔우는 아이를 보며 그 시기를 함께 즐기는 부모가 ‘좋은 부모’ 아닐까. 실로 놀면서 배우는 아이가 미래에 강하다고 했다. 올 여름, 《놀이의 마법》과 함께 놀이와 배움이 하나가 된 아이가 뿜어내는 에너지를 느껴 보자.

윤병찬 yoon46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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