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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내부통제로 금융사고 막아라”
뉴스종합| 2018-07-12 11:37
윤석헌 금감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업계 사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사진은 지난 9일 금융감독원에서 금융감독 혁신방안을 발표하는 윤 원장. [사진=연합뉴스]

취임 후 금융회사 수장 첫 만남
금융소비자 보호 책임 강조
자발적 개혁중요…TF 혁신안 압박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12일 “금융회사 스스로 관심과 책임의식을 갖고 내부통제의 고삐를 조여달라”고 주문했다.

윤 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및 31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가 자본시장에 요구하는 첫 번째 과제는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5월 8일 취임한 윤 원장이 취임 후 두달여 만에 갖는 금융회사 수장들과의 첫 만남의 자리다. 그는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배당오류로 인한 대규모 허위주식 거래나 공매도 주식에 대한 결제 불이행 사태 등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연달아 발생했다”며 “증권업계뿐만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윤 원장은 “금감원은 이런 사태를 막아보고자 최근 전원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TF’를 가동했다”며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내부통제 문제의 본질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통제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 및 임직원의 관심과 자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에 따른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본시장 3대 핵심 위험요인과 4대 리스크를 중심으로 밀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3대 핵심 위험요인은 ▷ 우발채무 현실화 ▷ 채권 평가손실 위험▷ 파생결합증권 손실위험이고, 4대 리스크는 ▷ 신용리스크 ▷ 시장리스크 ▷ 파생결합증권리스크▷ 외국인 동향 등이다.

윤 원장은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에 나서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창업 초기에 자금을 조달받지 못해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넘지 못하고 3년 이내 도산하는 기업 비율이 62%에 이른다”며 “자본시장이 본연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통계”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자본시장과 증권업계가 우리 경제의 혁신성장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며 “특히 투자은행은 충분한 자본력을 갖춘 만큼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혁신기업에 모험자금을 공급하는 본연의 금융중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업계에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인 청년 일자리 창출 노력도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는 그러나 자본시장의 안정과 건전성 강화를 위한 감독당국 본연의 책임과 역할을 표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원론적이고 형식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만 일방적으로 당부할 게 아니라, 이를 위한 당국의 청사진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이같은 바람은 금융감독당국이 당부할 게재가 아닌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합리적이고 불필요한 규제, 행정지도를 과감히 없애겠다고 약속했다면 업계도 분명한 화답이 있지 않았겠냐”며 아쉬움을 전했다.

금감원이 ‘금융회사 종합검사제 부활’ 등과 같은 감독강화 조치를 마치 ‘금융혁신’인양 강조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회사 내부통제 혁신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 금감원이 직접 내부 통제 혁신안을 마련키로 하고도 업계에는 스스로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한 것도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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