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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자제품에 산장어·오소리털까지…美, 관세폭탄 ‘내장’까지 탈탈 턴다
뉴스종합| 2018-07-12 11:37
산업재→소비재 확대…소비자 부담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관세에 발목 잡힌 교역 품목이 1만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 품목도 산업재에서 소비재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무역전쟁에 따른 피해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각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면서 전 세계에서 관세대상이 된 품목들이 당초 18개에서 1만개까지 늘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1월 수입산 태양열 패널과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무역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어 3월에는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일부 국가의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관세 대상국인 유럽연합(EU)과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과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관세대상 품목은 급격히 확대됐다.

이 중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전면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양국이 거래하는 품목 대부분이 관세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NYT는 “지난해 중국이 미국으로 보냈던 품목 중 90%가 (무역전쟁의) 목표물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전날 약 200페이지에 걸쳐 제시한 대중 관세 품목(예비 품목 포함)은 이미 ‘짜낼 만큼 짜낸’ 수준이라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미국은 지난 6일 340억달러 규모 818개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긴 데 이어 추가로 160억달러, 2000억달러 어치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도 밝힌 상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과정에서 미국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품목’을 다수 관세 대상에 올려놨다고 전했다. 살아있는 장어, 인모, 오소리 털, 동물 내장, 깃털, 소 정액, 애완견 장비, 비버 머리·꼬리, 크림 분리기, 퇴비 살포기 등이다.

중국에서 과거에만 수입했거나, 아예 수입한 적이 없는 ‘애매한’ 품목도 관세대상에 다수 포함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근 관세대상에 오른 ‘산 송어’가 그 예다. 블룸버그통신은 무역통계를 인용해 적어도 1992년 이후 중국에서 어류가 산 채로 수입된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세대상인 차량용 라디오·테이프 플레이어는 지난 2006년 이후 수입된 적이 없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중국이 수출 불가능한 품목도 대중 관세 목록에 올랐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LNG 수입국이다. 미 CNN 방송은 “미중간 무역전쟁이 계속 확대되면 미국이 관세를 매길 만한 중국산 제품도 모두 고갈될 것”이라며 “미국 관리들이 관세 목록을 채우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징조가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관세 대상이 산업재에서 소비재로 확대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미국이 10% 관세를 고려 중인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는 자전거, 음향시스템, 냉장고, 수첩, 진공청소기, 화장품, 해산물 등이 포함됐다. NYT는 “무역전쟁은 기업들의 사업운영 방식을 바꾸고, 소비자 가격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양영경 기자/y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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