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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또 관세폭탄…무역전쟁 확전 속 코스피 반등‘빨간불’?
뉴스종합| 2018-07-13 11:31
관세품목에 국내수출품 대거포함
전문가 “중장기 부정적 요인 가중”
中, 보복의지 꺾여 진정 가능성도


미국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코스피의 추세 반등에 적신호가 켜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대중국 수입의 절반에 달하는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내놨다. 그러자 중국 정부도 보복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세계 1, 2위 경제 대국간 무역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관세 추가 부과로 수출에 최대 피해를 입을 국가가 멕시코이며, 그 다음이 한국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반등을 모색하던 코스피에 중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간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크게 하락한 만큼 추가급락은 제한적이겠지만, 관세부과 규모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며 환율과 물가에 대한 압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화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이면서 수입물가가 3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200포인트 중반을 매수대응 가능 구간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 지점이 주가 저점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 “트럼프의 협상 스타일상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되면 상대를 한번 더 몰아부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 8월까지 협상 여지가 남아있는 만큼 단기급락 구간인 2300포인트 이하에서 코스피의 추가급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누적됨에 따라 하방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대중관세 품목이 항공기, 석유화학, 기계 부품 등 국내에서 생산돼 중국에서 최종재로 제조된 후 미국으로 수출되는 품목인 만큼 국내 수출 감소세가 거세질 가능성이 높은 것도 문제다. 특히 2차 관세 품목은 전자기기, 반도체 관련 품목 등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주력 제품이기 때문에 중국향 수출에 미치는 여파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코스피 시가총액 1,2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관세 부과 대상 품목 가운데 한국 반도체 기업의 대표 제품인 메모리반도체 모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메모리 반도체 모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다만 13일 현재 중국이 이전과 달리 미국의 추가 관세 공격에 맞서는 보복조치를 곧바로 발표하지 않으면서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회담을 통해 문제해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는 중국의 보복의지를 꺾어 협상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판단되는 만큼 실제 실현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협상이 결렬돼 미중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는 것은 트럼프에게도 유리한 결론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호 기자/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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