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위기의 경제…막연한 소득주도성장 낙관론 재고를
뉴스종합| 2018-07-18 11:22
하반기 경제가 암울하기 그지없다. 정부가 18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의 경제 여건진단에는 기업활력 약화나 영세 자영업자 업황 부진 등 위기감을 느끼는 듯한 표현이 적지않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추경의 집행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제외하면 수출은 정체에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 조정이라고 표현했지만 각종 경기 선행지수는 하락 추세다. 일자리의 어려움은 해소될 기미조차 없고 분배상황도 악화일로다.

그래서 나온 경제전망은 충격적이다. 성장률이 2.9%로 내려 앉으리란 건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좋은 시절은 2017년을 정점으로 다 가버린 느낌이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14.6% 늘었는데 올해는 1분기 7.3%에 불과했고 연간 전망은 고작 1.5%다. 하반기에는 거의 증가분이 없거나 마이너스라는 얘기다. 건설투자는 더 놀랍다. 지난해 7.6% 증가에서 올해는 0.1% 감소 예상이다. 내년엔 마이너스가 2.0%로 더 커진다.

취업자 증가수는 지난해 32만명에서 올해 18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내년엔 23만명으로 늘어난다지만 근거 희박한 희망사항처럼 보일 뿐이다. 그렇다고 민간 소비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부터 내리 3년간 2.6~2.7%에 머문다. 최저임금을 그렇게 광속도로 인상하고 추경까지 동원하며 돈을 푼 결과로는 미흡하기 짝이없다.

통상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785억달러에서 올해 640억달러로 위축되고 내년엔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봤다.수출증가율이 지난해 15.8%에서 올해 5.3%로 3분의 1 토막나고 내년엔 2.5%로 거의 정체상태에 접어든다.

정부도 소득주도 성장의 초석을 마련했을 뿐 체감 효과 측면에선 미흡한 결과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일관된 추진을 공언한다. 사람중심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효과를 내기까지 시차가 있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방향을 틀 때는 아니라는 의미다.

문제는 그런 전제하에선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경제여건 진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정부가 제시하는 돌파 수단들은 새로울 것 전혀 없는 재탕삼탕 방안들이다. 속도, 확장, 가속, 지속 등의 단어로 포장했을뿐 재정 풀어 임시변통하고 규제혁신을 계속하겠다는 얘기들 뿐이다. 소득하위 20%에 기초연금 3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내년도 계획까지 나열돼 있다.

이 정도면 장기침체의 길목으로 들어선 형국이다. 이젠 소득주도 성장의 막연한 낙관론을 재고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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