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논란을 진화하기 위한 방법
엔터테인먼트| 2018-07-19 11:29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미스터 션샤인’이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부터 많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1~2회에서 나타난 역사고증 문제 몇 개와 조선 식민지화에 앞장서고 명성황후 시해의 주범이었던 일본 극우조직에 속해있던 구동매 캐릭터(유연석)의 수정 등이 계기가 됐다.

‘<미스터션샤인>과 같은 역사왜곡 드라마에 대해 강력히 조치해주십시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참여인원은 계속 늘고 있다.

청원인은 “<미스터션샤인>에서는 피해국과 가해국 입장이 묘하게 전복되어 있습니다. 극에서 연출된 악역들의 대부분이 조선인이며 자기 장인의 제자가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으로 등장하고, 조선의 문화가 ’미개’하다는 연출이 계속해서 보입니다“라면서 “극을 끌고 나가는 주축, 주조연들이 여주인공 고애신을 제외하면 일본인들이며 그들 개개인에게 부여된 서사 역시 ’조선’이라는 나라를 피해국이 아닌 그것을 ’자초한 쪽’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라고 청원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아직 스토리가 별로 전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스터 션샤인’에 제기되는 논란은 과한 부분이 있다. 기자는 청원인의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미스터 션샤인’ 입장에서 논란을 누그러뜨릴 필요는 있다고 본다.

김은숙 작가팀은 자신이 잘쓰는 로맨스판타지 드라마가 아닌 시대극속에 멜로를 묻는 서사극을 기획했다. 시대적 배경은 구한말이다. 집필을 위해 이 시대 역사를 공부했을 뿐만 아니라 역사학자의 자문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역사 자문단의 이름을 타이틀에 포함시켜 명기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왜냐하면 이 시대 사료들과 연구성과는 내용과 주장이 달라 서로 충돌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미스터션샤인’ 고증 문제를 제기한 오 모교수의 고종의 의병 지원도 그분의 주장이다.

‘미스터 션샤인’이 당대 역사를 모두 담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제작진이 “우리는 역사책이 아닌 역사드라마일 뿐이다”고 말한다고 완전히 면죄부를 받는 것도 아니다.

역사드라마가 역사를 대하는 자세는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 역사와 달라도 되지만 틀리면 안된다’다. 기자가 ‘미스터션샤인’을 보면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을 이병헌과 김태리의 로맨스를 위한 양념 정도로 사용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역사와 로맨스가 따로 놀게 된다.

물론 김은숙 작가는 역사 전문가도 아닌 드라마 전문 작가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역사 자료를 뒤져보거나 역사 전문가의 자문과 감수를 받으면 되고, 그 이름도 함께 밝혀주면 된다. 이름이 나오면 그 학자의 연구성과와 이론, 성향도 함께 나오기 때문에 극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는 작가가 그리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기 위해, 또 역사와 로맨스가 서로 겉돌게 되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다.

‘미스터 션샤인’ 제작팀은 구동매 캐릭터를 수정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민감한 시대를 다루는 드라마인 만큼 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역사 문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사안의 본질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미스터션샤인’이 430억원의 제작비, 넷플릿스와의 계약 등 초대작의 행보를 보이면서 모든 걸 빨아들이는 ‘블랙홀드라마’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다른 팀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시도이다. 시샘이 조금 들어갈 수 있다. 그러니 논란으로 얻어맞고 있어도 동정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역사에 대해 안이하게 접근한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더더욱 안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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