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
피서, 항공티켓 대신 음악회 티켓을 끊다
라이프| 2018-07-20 11:10
예술과 함께 휴가를 즐기는 아트캉스(art+vacance)가 도심과 피서지에서 나란히 열린다. 서울 고궁에선 클래식 연주회가, 강원도에선 대한민국 대표 음악제인 평창대관령음악제가 한 여름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2017년 평창대관령음악제 ‘저명연주가’ 공연장면. [제공=평창대관령음악제]
‘평창대관령음악제’ 23일부터
손열음 감독 “다채로운 장르 선사”
‘끝은 어디’ 개막공연부터 변화
14년간 선보인적 없는 곡 연주
즉흥연주 ‘스페셜 스테이지’ 기대

덕수궁 석조전 음악회’
2015년부터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7월엔 성악과 함께하는 실내악곡

가마솥 더위다. 2018년 여름 한반도는 ‘열 돔’에 갇혀 기온이 내려갈 새가 없다. 피서가 간절한 계절, 예술과 어우러지는 아트캉스(art+vacance)를 꼽아봤다. 대한민국 대표 피서지로 꼽히는 강원도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서울 도심 고궁에서는 클래식 음악회가 열린다. 클래식으로 수 놓을 화려한 여름밤이 기다리고 있다.

▶30대 예술감독의 ‘평창대관령음악제’=피서지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 음악제로 꼽히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오는 23일부터 8월 5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 콘서트홀과 뮤직텐트를 비롯한 강원도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행사는 피아니스트 손열음(32)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손 예술감독은 앞서 기자들과 만나 기존 실내악 위주에서 오케스트라, 리사이틀 등 다채로운 장르를 선사하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막공연부터 달라졌다. ‘끝은 어디’를 주제로 지난 14년간 한 번도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연주되지 않았던 곡들로 채워진다. 바이올리니스트 보리스 브로프친ㆍ클라라 주미 강ㆍ스베틀린 루세브ㆍ닝 펑, 비올리스트 막심 리자노프, 첼리스트 알렉산더 차우시안ㆍ레오나드 엘셴브로이히ㆍ김두민, 피아니스트 김선욱ㆍ프레디 켐프ㆍ안티 시랄라가 출연해 밀스타인, 프로코피예프, 브람스, 드뷔시 등을 연주한다. 두 번의 휴식시간을 포함한 3시간 30분의 러닝타임의 마라톤-갈라 형식으로 진행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다. 정상급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한민국 출신의 연주자들이 뭉쳤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첫 공연은 오는 28일 뮤직텐트에서 진행된다. 드미트리 카타옌코가 지휘봉을 잡았고 손열음 예술감독이 직접 협연자로 나선다. 음악제 폐막공연은(8월 4일ㆍ뮤직텐트) 강원도출신 지휘자 정치용이 이끈다. 서거 100주년인 드뷔시와 탄생 100주년의 번스타인을 기념하는 프로그램이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등의 협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외에도 세계적 솔리스트들의 앙상블 연주인 ‘실내악 시리즈’, 즉흥연주ㆍ미니멀리즘 음악 등 지금까지 국내 음악제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리사이틀을 경험할 수 있는 ‘스페셜 스테이지’도 클래식 팬들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덕수궁 석조전 음악회 공연장면. [제공=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궁으로 찾아온 클래식 ‘덕수궁 석조전 음악회’=지난 2015년부터 매달 마지막 수요일 덕수궁 석조전엔 클래식 콘서트가 열린다. 1910년 완공된 덕수궁 석조전에서 피아니스트 김영환이 고종 황제 앞에서 연주했다는 기록을 배경으로 시작한 연주회다.

올해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음악회를 기획하고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와 그들이 초청하는 음악가가 출연한다.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는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음악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 앙상블이다.

7월 25일에는 ‘덕수궁 달빛 아래’라는 주제로 ‘달빛’을 주제로 한 베토벤, 드뷔시의 작품과 엘가, 브람스의 성악과 함께하는 실내악곡들, 첼로 선율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슈만의 환상 소품집이 연주된다.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첼리스트 문태국, 피아니스트 김희재가 출연한다. 내달 29일엔 ‘마지막 여름밤’이 주제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덕수궁의 밤을 플루트,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로 수놓는다. 플루티스트 조성현,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첼리스트 김소연, 피아니스트 김희재가 무대에 오른다.

이어 9월부터는 가을향이 짙어진다. ‘가을, 고종의 가배’(9월 19일), ‘바람이 불어오면’(10월 31일)에 이어 마지막 공연엔 ‘자유를 찾아’(11월 28일)를 주제로 자주독립을 유지하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황궁 덕수궁과 석조전의 의미를 되새긴다. 행사는 모두 무료이며, 덕수궁관리소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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