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패스트푸드·커피점 심야 피서난민 ‘북적’
뉴스종합| 2018-07-20 11:30
서울 마포구 상암동 24시간 운영되는 한 패스트푸드점. 컴컴한 심야시간에도 많은 손님들이 매장을 찾아 시원한 메뉴를 즐기고 있다.
전기요금 걱정에 집에서 에어컨 틀기 겁나
아이 손잡고 밤늦도록 시원한 곳 찾아 배회
롯데리아 심야고객 일주일전보다 60% 증가
얼음음료·아이스크림·과일주스 매출 ‘高高’


#. “하루종일 가만 있어도 땀 주르륵 나던데요. 이건 뭐 낮인지 밤인지 후덥지근해서 잠도 안오고…. 애들 데리고 아이스크림이랑 햄버거나 먹으려고 나왔습니다.”

지난 19일 오후 11시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패스트푸드점에 초등생 두 자녀와 함께 나온 김택근(45) 씨의 말이다. 김 씨는 “에어콘이 있어도 냉방비가 무서워 잘 틀지 못한다”며 “열대야가 있는 날은 계속 이렇게 ‘대피’를 해야하지 않을까”한다며 웃었다.

이날 매장 안은 늦은 시간에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어림잡아도 40~50여 명의 손님이 자리를 잡고 있거나, 음식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매장에서 근무하는 한 모 씨는 “열대야 때문인지, 평일인데도 이번주 내내 심야손님이 많아 바쁘다”며 “주로 아이스음료나 아이스크림 단품 위주의 메뉴를 주문하는 편”이라고 했다.

#. 서울 이태원의 한 커피점. 20일 오전 2시를 향해가는 시간에도 손님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늦은밤 카페인의 각성 위력(?)도 아랑곳않는듯 대부분의 손님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며 시원한 밤을 청하고 있었다. 대학생 손혜원(25) 씨는 “너무 더워서 과제도 할겸 노트북을 들고 나왔다”며 “요즘은 심야시간에도 카페에 손님이 많아 전원 콘센트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작전이 치열하다”고 했다.

서울을 포함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 내려진 가운데 최근 전국의 24시간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전문점으로 ‘열대야 피난민’이 모여들고 있다. 덩달아 매출도 상승 곡선이다.

롯데리아의 최근 4일간(16~19일) 심야시간(오전 12~6시) 매장 고객은 전주(9~12일) 보다 60% 증가했다. 인기메뉴인 불고기버거 세트와 아이스크림, 치즈스틱 등 디저트류의 매출이 고루 높았다.

전국 64개의 24시 매장을 운영하는 엔제리너스 커피 역시 더위에 지친 올빼미족의 방문이 이어졌다. 엔제리너스에 따르면 최근 나흘간 매출이 전주보다 16.4% 증가했다.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한층 더워질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예년보다 3개월 이른 4월부터 아이스전용 음료를 출시했다”며 “심야시간대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아메리치노, 얼음을 갈아만든 음료인 스노우 등의 판매가 높다”고 했다.

할리스는 역시 두자릿대 심야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국 531개점 중 강남, 신림 등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65개 24시 매장을 운영중인 할리스는 무더위에 고객들이 카페케이션(Cafe와 Vacation의 합성어)을 즐길 수 있도록 빈백 등을 설치해 시원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할리스 관계자는 “아이스아메리카노 외에도 딸기치즈케익빙수, 콜드브루 또한 심야 시간대 인기가 높은 메뉴”라고 했다.

투썸플레이스의 24시간 매장은 평균 15% 이상 매출이 늘었다. 특히나 20~30대 젊은층과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이태원점의 매출은 29% 가량 오르기도 했다. 이밖에 새벽3시까지 운영하는 드롭탑 심야매장도 10% 가량 매출이 상승했고 전국 100개의 24시간 운영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탐앤탐스는 약 6% 증가했다. 특히 새벽 4시부터 5시까지의 매출은 전주보다 15% 이상 올랐다. 심야시간대 매출 상승폭이 가장 큰 메뉴는 수박주스로 평소 대비 28% 많이 판매됐다.

김지윤 기자/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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