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야놀자
상반기 금융채 발행 94조 돌파…사상최대 기록 또 경신
뉴스종합| 2018-07-20 11:17

카드·할부금융 ‘두자릿수’ 증가
올들어 은행채만 2.7% 감소세로
은행권 대출 카드사로 ‘풍선효과’


상반기 금융채가 94조원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대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대출 수요가 카드나 캐피탈사로 일부 전이되면서 금융회사의 자금조달 규모가 여전히 컸다는 분석이다.

20일 코스콤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융채 발행액은 94조66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3.32% 증가한 수준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7년 이후 가장 크다.

금융채 발행은 최근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부동산 시장 과열, 대출 수요 증가 등으로 은행권 대출수요가 많아은행채를 중심으로 금융채 발행이 급증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는 주도권을 카드사나 캐피탈사에 넘겨준 형국이다. 카드채와 할부금융채는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반면, 은행채는 오히려 발행액이 줄어든 것이다.

상반기 카드채 발행액은 10조93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8조9430억원에 비해 22.22% 증가했다. 할부금융채도 전기보다 15.99% 늘어난 12조794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은행채는 65조407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66조8641억원)보다 2.72% 줄어들었다. 이처럼 은행채와 카드채ㆍ할부금융채 발행이 상반된 흐름을 보인 것은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 여파로 일부 대출 수요가 은행에서 카드 및 여전사 등으로 전이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은행권이 금리인상에 영향을 받은데다 예대율 관리 등을 위해 자금 조달을 채권 발행 대신 예금을 선호한 것도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내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할부금융 부문 자산은 5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자산 4조2000억원보다 42%나 증가했다. 2분기 역시 카드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할부금융 자산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캐피탈 역시 올 1분기 할부금융 채권은 2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조5000억원)에 비해 11%가량 늘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채 발행이 줄어든 것은 대출수요가 억제된 부분, 금리인상으로 인한 발행부담 등이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뿐 아니라 신용카드 사용액이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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