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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장 후손’ 데니스 텐 피습 사망…전 세계 애도 물결
뉴스종합| 2018-07-20 13:35
[사진=로이터통신 제공]

ISU 선수 이력엔 ‘韓 민긍호 장군의 후손’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의병장의 후손’인 한국계 피겨스케이팅 선수 데니스 텐(25)이 19일(현지시간) 괴한의 칼에 맞고 사망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텐은 이날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오후 3시께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는 범인 2명과 난투극을 벌이다 흉기에 찔려 약 23분 만에 구급차로 이송됐다. 예르잔 쿠트고진 중앙병원 부원장은 텐의 사망 경위에 대해 “우측 상부 세 번째 갈비뼈 부근의 자상이 깊어 온갖 응급조치에도 끝내 사망했다”고 밝혔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텐은 위대한 운동선수이자 스포츠를 위한 훌륭한 대사였다. 따뜻하고 매력적인 사람이었다”며 “젊은 나이에 그를 잃은 것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얀 디케마 회장은 “정충격적인 뉴스”라며 “그는 세계의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영감을 줬다. 데니스 텐과 그 가족들에게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영화 ‘원티드’, 2016년판 ‘벤허’ 등을 만든 러시아 영화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프는 텐이 구상한 영화를 제작하기로 했다. 텐은 사망하기 6일 전인 지난 13일 그는 베크맘베토프 감독이 주최한 ‘스크린라이프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영화 제작 계획을 공개했다.

외신들도 텐에 대해 소개하며 추모 분위기를 더했다. 텐은 대한제국 시절 의병대장으로 활동했던 민긍호의 외고손자다. 민 선생의 외손녀인 김 알렉산드라가 텐의 할머니다. 텐은 항상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ISU 선수 이력엔 ‘한국 민긍호 장군의 후손’이라고 썼다.

텐은 ‘카자흐스탄의 영웅’이기도 했다. 다섯 살 때 피겨스케이팅 불모지 카자흐스탄에서 어머니의 권유로 피겨를 시작, 열살 때 러시아로 떠나 선수생활을 했다. 2013년엔 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카자흐스탄 사상 첫 메이저 국제대회 피겨 메달을 획득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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