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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입주 앞둔 헬리오시티 직접 가보니
부동산| 2018-07-23 10:16
한때 동간 간격 등 배치 논란
실입주자 ‘주저주저’...전세가↓
중개업소 “잠실1기때도 그랬다”
전문가 “그래도 아파트는 입지”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서울 지하철 8호선 송파역을 나오자 높다란 공사 가림막 너머 송파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 공사현장과 바로 맞닥뜨렸다. 총 9510가구, 84개동이란 숫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거대함은 잠시 폭염조차 잊게 했다.

현재 공정률 80%를 기록한 헬리오시티는 오는 12월 집주인을 맞을 예정이다. 헬리오시티가 완공되면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둔촌주공이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국내 최대 단지 자리를 꿰차게 된다.


▶‘낯선’ 구조...일부선 우려=단지 외관이 모습을 갖추면서 입주예정자는 물론 잠재적 투자자들은 저마다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첨예한 부분은 동간 거리다. 헬리오시티의 용적률은 285.98%로, 법적 상한선(300%)보다 여유를 뒀다. 

일각에서는 동 배치가 다소 폐쇄적이서서 시각적으로 답답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조량과 조망권 논란이다. 하지만 겉보기만 그럴 뿐 실제 주거에는 아무 영향이 없고, 오히려 이보다 동간 거리가 짦은 단지도 많다는 주장도 많다.

실제 헬리오시티 외곽을 따라 걷다보면 쉼 없이 나타나는 고만고만한 동들이 다소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내부는 다를 수 있다. 헬리오시티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녹지 공간이 조성된다. 단지 내부 도로 및 주차장이 모두 지하화되서다.

가락시장 탓에 악취가 날 것이란 우려는 기우였다. 악취는 맡을 수 없었다.

헬리오시티를 찾은 전월세입자 가운데 사전점검 때까지 기다렸다 눈으로 확인한 뒤 최종 결정하겠다며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인근 중개업소는 전했다.

이는 가뜩이나 전세입자 찾기에 애를 먹고 있는 집주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헬리오시티의 전용59㎡ 전세는 5억원 초중반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일부 저층 급매물은 4억원대도 가능하다. 인근 위례신도시의 전세수요 일부가 낮아진 전셋값에 헬리오시티로 이동했지만 그나마도 제한적이어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전세는 실수요이기 때문에 위례처럼 생활권이 같은 지역의 전세수요가 옮겨갈 순 있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까지 흡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그래도 입지 좋은데”...중개업소 ‘희망’=그럼에도 인근 중개업소 대표들은 헬리오시티에 대한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A중개업소 대표는 “동별 배치나 층고, 녹지 조성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생활환경은 쾌적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B중개업소 대표 역시 “잠실 1기 재건축 단지들도 처음엔 외관 때문에 말들이 많았다”면서 “동이나 층에 따라 단지 내 가격 차별은 나타나겠지만 외관 때문에 단지 전체 가격이 떨어지거나 수요가 붙지 않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아파트 가격의 가장 큰 결정요인인 입지를 생각할 때 헬리오시티의 가격 조정 여지를 크게 두지 않았다. 인근 아파트 단지들이 대부분 1980년대 지어진 오래된 아파트라는 점에서 최근 프리미엄이 한껏 높아진 대단지ㆍ신규 아파트의 이점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동간 거리가 좀 짧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새 아파트라는 장점과 입지 및 인프라를 생각하면 (최근 전세값 하락은) 금방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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