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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특고압 매설 ‘논란’ 끊이질 않아
뉴스종합| 2018-07-23 19:56
- 해당 지역 주민들, 전자파 노출 설치 변경 요구ㆍ한전, 전력 공급 차질 우려
- 대책위원회 출범… 문제 해결 인천시가 나서야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한전의 특고압 매설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전자파 노출로 인한 매설 변경을 요구하고 있고 한전은 수도권 서부 전력공급을 위한 사업이기 때문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전은 특고압 매설에 따른 민원 해결을 위해 여러차례 관계 기관과의 회의를 해 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가 없어 해당 지역 주민들을 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한국전력은 경기도 광명시 영서변전소에서 인천 부평구 신부평변전소까지 17.4㎞ 구간에 345㎸ 초고압 송전선을 매설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구간은 전력구를 지하 30∼50m 깊이에 뚫지만, 인천 삼산동부터 부천 상동까지 2.5㎞ 구간은 기존 8m 깊이 전력구를 활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천 삼산동과 부천 상동 등 해당 지역 주민 2500여 명은 154㎸ 고압선이 매설된 곳에 345㎸ 고압선을 더 매설하면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 등이 전자파에 노출된다는 우려를 나타내면서 특고압 지중송전선로 매설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주민들과 특고압 반대 대책위는 학교 및 아파트 등 주민밀집 지역이 아닌 외곽으로 노선 변경이나 기설 전력구 지하 8m를 30m이상으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부천시도 주민들의 반발에 따라 지난 4월 말부터 전자파 민원 해소를 요구하며 일부 구간의 도로점용 허가를 내주지 않아 일부 터널공사가 중지된 상태다.

이같은 민원이 제기되자 한전은 부천시와 설훈 국회의원, 도ㆍ시ㆍ구의원, 주민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해오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전은 “공사로 인한 주민불편 및 전자파 피해가 없어 깊이 30m 이하로 345kV 지중송전선로의 매설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며 최선의 방안으로 주민대표와 학계, 전문가, 지자체, 지역의원, 한전이 참여하는 (가칭)주민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특고압 반대 비대위는 부천시가 주최가 되는 주민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인천 삼산동 지역주민들은 한전의 참여에 거부의사를 밝히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 측 관계자는 “기설 전력구에 추가로 345kV 지중송전선로를 매설해도 전압이 499kV로 승압되는 것이 아니고, 상배열 변경 등의 기술적 검토를 통해 전자파 발생을 억제한다면 전자파 피해는 미미하다. 국내외 기준치와 관련 규정을 준수해 지중송전선로를 건설하고 있다”며 “주민협의체를 통해 주민들이 우려하는 전자파에 대한 불안 해소에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사를 승인한 인천시가 직접 나서 한전과 중재안을 도출하는 등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삼산동 특고압선 문제 해결을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가 삼산동 특고압 문제 해결을 위한 ‘민ㆍ관대책기구’ 구성을 인천시에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여성회, 인천평화복지연대, 인천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23일 주민대책위와 함께 ‘ 삼산동 특고압선 문제 해결을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시민 대책위는 이날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산동 특고압 문제가 불거 진지 벌써 2달이 돼가고 있다”며 “그동안 주민들 수 천명이 6차례의 촛불집회와 한전 앞 시위, 인천시청 앞 항의집회를 개최했지만 아직까지도 뚜렷한 해결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앞서 지난 17일 삼산동 특고압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는 인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인천시는 수도권 전력구 공사를 중지시키고 한전과 재논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천시는 삼산동 구간 전력구가 지하 8m 깊이도 안 된다는 걸 알고도 승인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 구간은 과거 인천시공영개발단에서 한전과 협의해 특고압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에게 삼산동 구간 전자파 측정을 의뢰한 결과 현재 매설된 고압선으로도 전자파가 학교 담벼락에서 11mG(밀리가우스·전자파 세기 단위), 병설유치원 놀이터에서 5mG까지 측정되는 상황”이라며 “154㎸ 고압선이 있는 기존 8m 깊이 전력구는 지하 40m 깊이로 재매설하고 한전이 계획한 345㎸ 고압선은 우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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