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저임금 차등적용없는 영세상인 대책은 백약이 무효
기사입력 2018-08-02 11:16 작게 크게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일 소상인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었다. 영세상인들의 애끓는 하소연은 하나같이 절박함이 피부로 느껴진다. 한 삼겹살집 사장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종업원을 줄이고 부인과 아들까지 동원했는데도 일하는 시간은 더 늘어 체중이 8㎏이나 줄었다”면서 “낭떠러지밖에 없는 것같고 피할 곳도 없어 박탈감이 심하다”고 했다. 꼬치구이 집 주인은 ”쪽잠 자며 하루 15시간씩 일한다“고 하소연했고 전통 주점 운영 상인은 “가게를 내놓아도 나가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영업 중”이라고 했다.

김 부총리도 이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했을 것으로 본다. 그가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며 8월 중에 대책을 내겠다”고 약속한 것도 공감대에서 나온 얘기일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그 대책중에 꼭 포함되어야 할 것이 최저임금의 차등적용이다. 그게 빠지면 백약이 무효다. 정부가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은 영세상인에겐 무용지물이다. 4대보험의 가입조건 때문이다. 단기간 일하는 학생 아르바이트가 대부분인데 보험료 자체만으로 인건비 상승요인인데다 학생들도 “받는 돈이 줄어든다”며 거부한다.

영세상인과 소상공인은 경제의 실핏줄이다. 하지만 한계에 내몰려 피가 돌지 않는다. 종업원보다 소득이 적은 자영업자는 무려 68%에 달하고 이들의 평균소득은 연 1845만원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연구원의 공식 자료다. 올해 1분기 자영업자 평균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2.3% 줄었다. 반면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549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9조원 증가했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의 ‘의견조사’에서 자영업자ㆍ소상인의 3분의 2가 2019년도 최저임금 8350원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자영업 폐업률은 90%에 육박하고 문닫고 나앉은 자영업자는 사상 처음 100만 명을 넘으리란 전망도 나온다. 그야말로 대란 일보직전이다.

최저임금의 차등적용만이 답이다. 자영업 대란을 막을 유일한 길이다. 저소득층 일자리 감소를 넘어 일자리 자체의 소멸을 막는 길은 그것 뿐이다.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들은 김 부총리가 총대를 메야 한다. 이론에만 얽매여 무책임하게 기존 정책을 고수하려는 ‘어쩌다 공무원’들과 정통 관료는 달라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만을 외치는 친노동 참모들 사이에서 어렵겠지만 논의에 불을 당길 유일한 인물이 김 부총리다. 지난 5월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소신 발언으로 관료의 자존심을 지켰던 게 김 부총리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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