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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빨간불’켜진 세종문화회관 대관 시스템
라이프|2018-08-09 11:12

개관 40주년 기념전시로 준비했던 세종문화회관의 ‘드가: 새로운 시각’전의 취소에 이어 이번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내년 1월 월드프리미어 공연으로 예정됐던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취소됐다. 세종문화회관측은 시스템 상의 문제도 리더십의 공백도 아닌 ‘공교로운’ 사건일 뿐이라고 하지만 연달아 두 건의 취소를 맞닥뜨린 관객의 입장에선 입맛이 쓰기만 하다.

드가전은 올해 기대되는 블록버스터 전시였다. ‘벨렐리 가족’, ‘카페에서’, ‘14살의 어린 발레리나’, ‘스타’ 등 그의 화업을 대표하는 유명작이 온다고 해서 관심이 더 고조됐다. 그러나 지난 7월 17일 한반도 정세급변에 프랑스에서 작품 반출을 불허했다는 이유로 한차례 연기되더니, 3주 늦춘 8월 8일도 개막하지 못했다. 7월 30일까지 들어오기로 했던 작품이 들어오지 않았고, 이후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임을 파악한 전시기획사 (주)이타는 결국 전시를 취소했다.

세계적 거장의 기획전은 절대 쉬운일이 아니다. 까다로운 개인소장가는 물론 작품을 컬렉션한 미술관을 설득해 한 날 한 자리에 작품을 모은다는 것은 사실 ‘기적’에 가깝다. 그러나 개막을 이틀 앞두고 취소하는 건 ‘대참사’급이라고 전시기획사 관계자들은 말한다. 일반적으로 오픈 14일~10일전엔 작품이 입고되고, 수장고에서 컨디션을 파악하고 개막 일주일 전부터 설치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기획사인 쇼미디어그룹(SMG)가 지난 7월말 대관 예약잔금을 납부하지 않아 공연이 취소됐다. 올해 말 중국 공연을 거쳐 내년 1월 말부터 2월 말까지 한 달 여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공연으로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SMG측은 중국 일정이 최근 확정됐고, 기간에 맞춰 장비를 다시 한국으로 들여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다 다른 작품인 ‘오! 캐롤’ 공연기간과도 겹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미래의 공연 스케줄까지 감안해 대관 허가를 내주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상황이 그렇다면 그저 계약금 받고 취소하고 다시 대관공고만 내면 되는 것일까. 답답한 마음에 대관 규정을 봤다. 3주이상 장기공연물은 사업제안서, 사업 소요 예산, 투자확정서, 마케팅 계획, 공연 저작권 계약서, 확인서를 비롯 최근 5년간 공연 실적을 제출해야한다.

세종문화회관측은 대관 심사엔 내ㆍ외부위원이 참여한다고 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경우 뮤지컬 평론가, 교수, 타 극장 대표 등이 외부위원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이 작품은 예술의전당과 샤롯데에서 공연한 적도 있어 공연적합성, 흥행성, 상업성에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승인기준은 평가점수 총점 100점 만점에 75점 이상, 평가항목은 작품성(50점)과 흥행(50점)이다. 모두 정성평가다. 수치로 계량화 할 수 있는 회사의 매출이나 자금조달 능력은 발붙일 틈이 없다. 정량평가의 함정에 빠져서도 안되지만, 이를 무시해서도 안된다. 잇단 두 건의 취소사태가 남긴 교훈이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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