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뉴스탐색] 초등 1학년도 오후 3시 하교?…전업주부가 뿔난 이유는?
뉴스종합| 2018-08-11 09:00
-“집에서 보살필 여력 있는데 왜”…“공교육 못 믿어”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초등학교 1~4학년의 하교시간을 오후 3시까지 늘리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오는 28일 ‘오후 3시 하교’에 대한 저출산고령화포럼을 개최하면서다. 현재 오후 1시인 초등학교 1~2학년생은 하교시간과 오후 2시인 3~4학년 하교시간을 1~2시간 늦추는 방안이다.

저출산위는 이번 논의가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저학년 학생이 하교 후 홀로 방치되거나 사교육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실정을 고려한 것이란 설명이지만, 맞벌이가 아닌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일장일단’이란 반응이 나온다. 특히 부모 한명이 전업주부인 가정에선 맞벌이 가정에 초점을 둔 이번 제도로 얻는 게 무엇인지 도통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이번 방안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일괄적인 수업 시간 연장으로 인해 아이들이 받게 될 학업 스트레스를 우려하고 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초등 저학년 학생들을 부모가 집에서 보살필 여력이 있는데도 일괄적으로 학교에 잡아둘 경우, 과도한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저출산위는 하교시간이 연장돼도 학습량을 늘리지는 않는 방향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0분밖에 되지 않는 쉬는 시간을 20분으로, 30분 가량인 점심시간을 그 이상으로 늘려 학습 부담을 줄이고 놀이 활동 시간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교사들의 업무 과중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업무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하지만 공교육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학부모들은 이같은 방침에도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학부모 김모(43) 씨는 “공교육의 질을 믿을 수 없다는 학부모들에게 학교 수업 시간이 늘어난다는 소식은 학원 보낼 시간마저 줄어든단 뜻”이라며 “맞벌이 가정의 보육 측면에만 집중하지 말고 학교가 아이들을 더 데리고 있으면서 무엇을 더 가르쳐줄 수 있을지 고민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오후 3시 하교’는 해외 선진국 및 동남아 국가 일부에서 도입했고 국내에서는 강원도 일부 초등학교가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저출산위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시범 운영 등을 거쳐 해당안을 2024년부터 도입할 방침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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