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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절 논란, 역대 대통령의 입장은?
뉴스종합| 2018-08-15 08:04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건국절 논란을 언급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두 전 대통령 모두 1948년을 대한민국이 건국된 해로 봤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4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1998년 815 경축사, 제2건국 온 국민 선언문에서1948년을 건국일로 선언했다”며“노무현 전 대통령도 1958년 경축사에서, 1962년 경축사에서 1948년을 건국해로 밝혔다고 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실제로 1948년을 건국으로 생각했을까. 우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분명히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은 생전에 1948년 건국주장에 대해 “그것은 그 세력들의 평가”라며 일축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8년 당시 뉴라이트를 중심으로 1948년 건국논란이 일 당시 봉하마을을 찾아온 시민들에게 “건국이란 것은 정부수립을 말하는 것인데 이미 그 이전부터 단군왕검이 건국을 해놓았고 그 뒤 수없이 계속 건국을 해 왔다”며 “사실 1948년 그 날은 우리 정부를 수립한 날이니까 국가는 그 전부터 영속적으로 존재해온 것인만큼 정부를 수립한 날을 왜 건국이라고 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제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48년 당시 정부를 수립할 때 우리 국민 상당수가 그 정부 수립을 반대했다”며 “통일정부가 아니었기 때문에 정부수립을 연기하자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 가슴에는 불완전한 정부수립에 대한 아쉬움이 상당히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 수립 역사에 대해 역사적 관점에서 비판이 많았고 그 이후 일어난 여러가지 사건에 의해 정통성에 관한 시비가 많았기 때문에 1948년 정부 수립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그것은 그 세력들의 평가”라고 말한 바 있다. 1948년 건국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어떨까.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지난 2016년, 현재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한국당의 김용태 의원이 김성태 의원과 같은 주장을 내놓자 “DJ가 말한 건국은 건국절의 ‘건국’이 아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늘 하듯이 그 분들이 또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며 “같은 단어도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쓰느냐에 따라서 좀 다른 것이 아니겠나”고 말했다.

또 “그 두 분 대통령께서 건국이라는 표현을 쓰신 적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예를 들어서 (김 전 대통령이 한) 제2건국운동도 과거의 독재, 권위주의적인 나라에서 새로운 민주주의의 기반을 한 나라로 만들어가자 하는 표현으로 쓰신 거고. 두 분 모두 다 1948년이 대한민국 원년이라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는 시도, 이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안 된다라는 부정적인 얘기를 하셨다”고 밝혔다.

주목되는 부분은 김영삼 전 대통령도 1919년 건국설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국 땅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워 근대국가의 주춧돌을 놓았다”며 “자유, 평등,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공화국 건설에 나섰던 것이다. 새 문민정부는 이 같은 임시정부의 빛나는 정통성을 이어받고 있다”라고 했다. 또 1994년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상해임정 청사를 복원하고, 애국 선열들의 유해를 고국 땅에 모셨다”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해졌다”라고 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1948년 건국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에 이어 2016년 경축사에서 1948년을 건국된 해로 명시하며, 정치권에 건국절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서 의원들의 지원이 있었고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은 당차원에서 이에 반발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재임시절 ‘제63주년 광복절 및 대한민국 건국 60년 경축식’으로 정하고 “대한민국 건국 60년은 ‘성공의 역사’였다”고 말한 바 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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