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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포비아 확산]“내 차는 안전해요” 인증 스티커까지…BMW차주들 ‘눈치만’
뉴스종합| 2018-08-15 11:00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배포한 ‘BMW 지하 주차 금지 협조문’.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아파트ㆍ병원 등 공공건물 지하주차 막아
-안전 점검 마친 뒤 스티커 붙여 ‘불안감’ 줄여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심모(53) 씨는 최근 자신의 BMW차량에 ‘지상주차 협조 안내문’이 붙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배포한 A4용지에는 ‘입주민들이 차량이 밀집 주차된 지하 주차장에서 혹시 모를 차량화재 발생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함께 사는 이웃 입주민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BMW 승용차 주차는 지상 주차장을 이용해 주길 바란다’고 쓰여 있었다. 심 씨는 “이 더운 날 지상 주차가 웬 말이냐”면서 “주민들의 심정도 이해 가지만 지상 주차를 해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인데 무턱대고 주차를 금지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최근 모델과 연식을 가리지 않고 연이어 일어나는 BMW 차량 화재 사고에 아파트, 병원 등 공공건물의 주차장에선 BMW 차량의 주차를 금지하는 곳이 늘고 있다. BMW가 또 다시 화재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지하 주차장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에 출입을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병원은 최근 주차장 입구에 ‘BMW 520d 차량 화재 사고로 해당 차량은 1층 여성 주차장을 이용해주길 바란다’며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금지시켰다.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 건물에서도 ‘방문자 BMW 승용차는 절대 주차하실 수 없습니다’라는 경고문을 붙이기도 했다. 비슷한 목격담은 현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건물 주인이나 이용자들은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차주들은 불편함을 토로했다. BMW 520d를 사용하는 한모(42) 씨는 “차를 끌고 다니는 자체가 눈치가 보이고 있다. 연일 사고가 터지니 이러한 조치가 과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다. 다만 언제까지 이렇게 불안해하면서 지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시민들의 BMW 공포가 확산되자 안전 진단을 받은 뒤 차에 ‘안전진단을 마쳤다’는 스티커를 붙이는 차주들도 생겼다. 경기도 부천의 성모(31) 씨는 며칠 전 센터에서 안전 점검을 받은 뒤 ‘안전 점건 완료’가 쓰여있는 스티커를 받았다. 그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BMW 지하 주차를 거부한다는 글을 보고 유리창에 곧바로 스티커를 붙였다. 이를 보고 주변 사람들이 덜 불안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14일 리콜 대상이면서 아직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못한 BMW 차량에 대해 운행중지 명령을 내리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 점검 명령과 함께 운행정지 명령을 발동해 달라”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공식 요청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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