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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 줄 알았는데…통증 4개월 지속된다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
라이프| 2018-08-16 11:01
대상포진은 폭염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7~8월에 환자가 많은 질환이다. 고열 등으로 몸살, 냉방병 등과 혼동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헤럴드경제DB]
8월 대상포진 환자수, 1월보다 27% 증가
발병 초기, 감기·냉방병 등과 혼동 주의

발진시 72시간내 항바이러스 치료 중요
고령·병변 심한 경우 합병증 위험 높아
진통제 외 반복적 ‘신경 차단술’ 시행도


직장인 유모(38) 씨는 살이 좀 찐 것 같다는 생각에 지난달 하순 헬스클럽에 등록, 운동을 시작했다. 폭염도 피하고 운동도 하겠다는 일석이조의 목적이었다. 평소 운동량이 적었던 유 씨는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시작했다, 근육통이 생겼고 평소보다 피곤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 심한 몸살감기에 걸렸다. 호전된 듯 하더니 다시 어깨, 팔 등에 통증이 오고 피부에 수포가 생기면서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생겼다.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계속되는 폭염에 몸도 마음도 지쳐간다. 온열 질환자도 속출, 4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온열 질환 감시 체계(전국 의료기관 응급실 519곳 대상)’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역대 최다로 3912명, 사망자는 47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환자 1435명ㆍ사망 8명)과 비교해 온열 질환자는 2.7배, 사망자는 5.9배나 된다.

온열 질환 뿐만이 아니다. 폭염 기간엔 피로가 쌓이고 체력이 저하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면역력 저하로 올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대상포진이다.

통상 대상포진은 폭염이 심한 7~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대상포진 환자가 가장 많은 달은 8월로 8만9559명이었고 ▷7월(8만6005명) ▷9월(8만4960명) ▷6월(7만9986명)이 그 뒤를 이었다. 8월 환자 수는 1월(7만624명)에 비해 27%가량이나 많았다. 최근 3년간 대상포진으로 진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한 환자 수도 8월이 가장 많았다. 

▶고열 등으로 냉방병과 혼동하기 쉬워
=이우용 인제대 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대상포진이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후근 또는 뇌 신경절에 잠복하고 있다가 재활성되면서 해당 신경절과 신경을 따라 퍼지면서 그 신경이 지배하는 피부분절에 발진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처음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평생 이 바이러스가 체내 신경절에 잠복하게 된다. 초기 감염 시에는 해당 바이러스에 면역이 생긴다. 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 예를 들면 환절기에 정신적ㆍ육체적 스트레스나 무리가 심할 때 잠복하던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돼 대상포진이 발병하는 것이다.

대상포진의 증상은 고열, 몸살, 발진이 일어나는 부위의 통증이다. 발병 초기에는 몸이 으슬으슬하면서 쑤시는 증상이 있어 감기 몸살이나 냉방병 등과 혼동하기 쉬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가곤 한다.

하지만 몸에 띠 모양으로 붉은색 반점과 수포가 생겨 구분이 가능하다. 화끈거리기도 하고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며 가렵기도 하고 스칠 때는 아프기도 하다. 지속 기간은 2~3일 정도에서 1주일이 넘기도 한다.

이 교수는 “피부 병변이 발갛게 일어나다가 물집 또는 화농처럼 변한 후 궤양을 형성하고 딱지가 되면서 아물게 된다”며 “이때 반흔 또는 색소 침착, 탈색 등의 흔적을 남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피부 병변은 대개 중앙선을 넘어 반대 측으로 넘어가지 않으며,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신경 분절을 따라 발생한다”며 “이전에 통증이 발생했던 부위에 대개 발생한다. 통증은 피부 병변이 지속되는 동안 점점 감소ㆍ지속ㆍ증가할 수 있으며 가려움증을 동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감각 증상 외에 드물게 운동 신경을 침범하는 사례도 있다. 손발의 근육이 약화되기도 하고 복부 팽만이 발생할 수 있다. 얼굴이나 귀쪽에 침범하 청력 손실ㆍ어지럼증ㆍ안면마비를 동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증상의 심각한 정도와 연령에 따라 회복 정도가 다르다”며 “면역력이 결핍된 사람들, 이를테면 AIDS(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ㆍ에이즈) 환자나 장기 이식 때문에 면역력이 억제된 사람들에게는 전신 병변과 통증이 발생하거나 내장, 뇌, 척수, 망막 등에 병변이 발생해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시키기도 한다”고 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대표적 합병증=대상포진은 심각한 합병증을 남기므로 문제가 된다. 대표적인 합병증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대상포진 발생 후 4개월이 지난 후에도 지속되는 통증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이는 면역력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피부 병변이 치유됐음애도 통증이 지속되는 증상이 있다.

이 교수는 “통증 지속 기간은 사람마다 달라 수개월, 수년에서 평생을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며 “고령이나 통증과 병변이 심한 사람, 전구 통증이 심한 사람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했다.

대상포진을 치료할 때에는 발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바이러스 제제는 일주일간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약간 연장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대상포진 치료의 목표는 환자에게 정신적ㆍ육체적 스트레스를 줄이고 충분한 수면과 영양 공급을 해 주는 것”이라며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높아 보이면 적극적 통증 억제를 위해 진통제 외에도 반복적 신경 차단술을 시행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이 됐다면 신경 차단술은 크게 효과가 없을 수 있다”며 “신경병증성 통증에 대한 여러 약물의 복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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