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논설위원칼럼
[직장신공] 물을 마시는 것은 말 자신이다
뉴스종합| 2018-08-16 11:31
‘매출 3백억에 사원 70명 규모의 회사에 다니는 과장입니다. 친한 대학 후배가 같은 회사 영업부에 다니고 있는데, 이 친구가 계속 실적이 안 좋아서 이번에 퇴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다른 부서에서는 다 못 받는다고 하는데 데리고 있는 부서장이 저보고 받아준다면 전배 시켜준다고 합니다. 나 몰라라 할 수도 없고 입장 난처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방법은 상, 중, 하, 세 가지가 있다. 가장 안 좋은 하책은 후배를 살린다고 덥석 받아주는 것이다. 필자의 직장 생활 경험상 깨달은 제1조는 ‘여기에서 잘하는 친구가 저기에 가서도 잘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선배 밑으로 온다고 해서 이 사원이 갑자기 일을 잘 할 확률은 적기 때문에 자칫하면 나중에 선배 손으로 후배를 정리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책은 현 부서장이 죽이든 살리든 알아서 처리하도록 두는 것이다. 몰인정하고 의리 없는 것 같지만 해법이 없이 둘이 얽혀서 같이 망가지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만약 그 후배가 위기 상황에서 확실히 깨달은 게 있어서 절실하게 매달린다면 그때는 상책으로 가는 게 낫다. 그것은 바로 조건부로 받아주는 것이다. 후배가 와서 특정 기간 안에 달성해야 하는 항목을 정해서 약속을 받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루어야 할 실적 목표, 근태 시간, 자기 계발 등등을 문서로 약속받고 그다음에는 백지 사표를 받아두는 것이다. 물론 달성 못 하면 가차 없이 내보낼 각오를 실제로 해야 하며 이 내용을 다른 직원들에게도 밝혀야 한다. 그래야 퇴출 대상 사원을 받아들이는 명분이 서며 그 후배도 목숨 걸고 열심히 할 것이다. 자존심 상한다고 후배가 거부하면? 손 떼는 게 상책이다.

위기에 처한 못난 후배를 두고 살릴 것인가 죽일 것인가 고민하는 선배 직장인이여!! 人情은 아름답지만, 그것만으로 무능한 후배를 발전시킬 수는 없다. 독수리가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어내는 이유는 죽으라는 게 아니라 살리기 위해서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발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말을 물가로 끌어갈 수는 있으나 물을 먹는 것은 말이 스스로 해야 한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