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1994년 대폭염 넘어선 무더위…선제 대응으로 피해 최소화를
뉴스종합| 2018-08-16 11:27
결국 1994년 대폭염을 넘어섰다. 가마솥같은 올해 무더위가 기상 관측이래 사상 최악이란 얘기다. 기상청 조사에 의하면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전국 총 폭염 일수(26.1일)가 같은 기간 최고 기록인 1994년(25.5일)을 제치고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아직은 연간 전체 폭염일수로는 1994년(31.1일)에는 5일 가량 부족하나 이를 뛰어넘는 것 역시 시간문제다. 기상청은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이달 말까지 33도 안팎의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광복절이 지났어도 폭염의 기세는 식을 줄 모른다.

게다가 무더위를 식혀줄 태풍마저 속속 비켜가고 있다. 우리나라 관통을 기대했던 14호 태풍 야기가 중국 상하이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어 발생한 15,16, 17호 태풍 모두 한반도 근처에는 얼씬도 않고 열대성 저기압으로 소멸될 것이라고 한다. 자칫 엄청난 피해를 몰고 올지도 모를 태풍을 기다릴 정도로 모두들 폭염에 지쳐있다.

문제는 폭염이 남기는 상처가 너무 넓고 깊다는 것이다. 우선 심각한 것이 가뭄이다. 불볕 더위에 장마전선까지 일찍 물러나 최근 한달간 강수량이 평년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고구마와 고추, 콩 등 밭작물들이 타들어가고 무 배추 등 고랭지 채소 역시 출하량이 대폭 줄었다. 사과 복숭아 등 과실류 피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간혹 소나기가 국지적으로 내리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낙동강 금강 등 주요 상수원에 조류 경보가 발령돼 무더위에 수돗물 공급마저 비상이 걸렸다.

폭염과 가뭄은 분명 자연 재난이다. 하지만 팔짱 끼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도 사실상 이번 폭염을 특별재난으로 선포했지만 임시대책과 항구적 대책을 병행하며 피해 최소화에 주력해야 한다. 자연 재난을 비켜갈 수는 없어도 철저히 대비하면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할 일이 산더미다. 당장 필요한 건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물가 관리다. 정부가 ‘폭염대응 농축산물 수급안정 TF’를 가동하며 비축물량을 내놓고 있어 아직은 예년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밭작물과 채소류 반입이 줄어 오래 버티기는 어렵다. 유통 구조 혁신과 수입선 확보, 슬기로운 소비 권유 등의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

수자원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녹조 현상 완화 등 조류 대책과 함께 축산 오폐수 등 오염원 유입 저지와 농업용 관개 시설 점검은 필수다.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근본적 처방이 시급하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