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하나銀, 터키 현지 금융중개 선제 중단
뉴스종합| 2018-08-17 09:56

위험국가 사전분류…리스크 강화
국내 은행들, 리라화 환전 중단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최근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를 촉발한 터키에 대해 KEB하나은행이 두 달 전부터 위험국가로 지정해 신규거래를 중단하는 등 선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6월에 내부적으로 터키에 대해 ‘국가위험경보’를 발령하고 터키 관련 대출이나 금융거래 신규를 중단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당시 터키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데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터키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습 강등하기까지 하자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013년 5월 터키 이스탄불에 사무소를 열고 5년째 영업을 해오고 있다. 현재 터키에 진출한 국내 은행은 KEB하나은행과 수출입은행뿐이다. KEB하나은행 이스탄불 사무소는 아직 은행업 인가를 받지 않아 직접 대출은 불가능하지만, 현지 진출 국내기업의 금융수요가 있는 경우 유럽 내 KEB하나은행 지점에 소개하거나 터키 현지은행의 정보를 수집하면서 기관 간 거래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본부 차원에서 리스크 강화 조치에 들어가면서 이스탄불 사무소도 이 같은 중개영업을 중단하고, 현지시장 조사 및 동향파악 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KEB하나은행은 터키 금융불안이 계속될 경우 이스탄불 사무소의 지점전환 계획도 무기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억달러로 알려진 은행업 인가 비용에 비해 한국기업의 현지진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국내 시중은행들은 리라화 환전 서비스를 사실상 중단하며 터키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부터 리라화 환전 사전예약 서비스를 중단하고, 영업점에 방문한 고객에게만 해당 지점이 보유한 한도 내에서 환전을 해주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영업점에서 보유하고 있는 리라화 한도 내에서만 환전해준다는 방침이다. 통화가치가 급변동하는 상황에서 리라화 조달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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