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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펴는 바이오株“추세반등 판단은 아직…”
뉴스종합| 2018-08-17 11:36
삼바 18%·한미사이언스 9.2%
대형주 위주 외인·기관 사자세
재무제표 등 변동성 위험은 여전

최근까지 국내 증시의 하락세를 주도했던 제약ㆍ바이오 상장사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낙폭이 컸던 대형주 위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기관투자자들도 매수에 동참하면서 일부 종목은 가파른 반등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제약ㆍ바이오가 중심이 된 코스닥의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상존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우선 연구개발 초기 단계의 투자위험을 보다 상세하게 안내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오는 3분기 사업보고서 공시 전까지 관련 상장사들의 실적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주요 제약ㆍ바이오주들이 급락했음에도 시가총액 내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17일 코스콤에 따르면 이달들어 코스피와 코스피200 지수가 각각 2.9%, 3.5% 하락한 가운데, 코스피200헬스케어(0.7%), 의약품(0.7%) 등 건강관리 관련 업종지수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들어서만 18.0% 급등했고, 한미사이언스(9.2%), 녹십자홀딩스(3.9%), 동아쏘시오홀딩스(3.7%) 등도 상승세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여전히 제약ㆍ바이오 관련 종목이 시장 하락을 주도하고 있지만, 오스코텍(19.8%), 신라젠(10.2%), 케어젠(6.5%), 바텍(5.9%) 등 일부 종목은 가파른 반등세를 보였다.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분위기 반전을 주도하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코스피200헬스케어 및 코스닥150생명기술 업종지수에 속한 종목들을 약 87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신라젠, 메디톡스, 한미약품 등 대형주를 주로 사들였는데, 바이오로직스나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에는 국내 기관의 자금도 유입되기 시작해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기록 중이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15일 ‘제약ㆍ바이오 기업 투자자 보호방안’을 발표하면서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토대가 마련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지난 2분기 이후 제약ㆍ바이오 종목들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데에는 연구개발(R&D) 비용의 회계처리를 두고 일었던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 기술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힘든 상황인데도 비용을 자산화하는 업계 관행이 외국계 증권사들의 보고서를 통해 논란이 됐고, 금융당국도 지난 1월 회계처리 적정성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신약개발과 투자 실패의 위험성을 사업보고서에 상세히 기재해 공시하도록 하는 일종의 모범규준을 최근 마련해, 올 3분기 사업보고서 때부터 이를 참고토록 했다. 김형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약개발 정보에 대한 투자자의 접근이 가능해져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에 대한 투명성 제고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반등세에 ‘베팅’하기에는 여전히 불안요인이 상존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금융당국이 마련한 모범규준과 관련, 이를 충족하기 위해 재무제표를 재작성하는 일부 상장사의 주가는 기업가치 변동과 함께 출렁일 수 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회계처리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분석에 주가가 뛸 수도 있겠지만, 기업의 존속이 우려될 정도로 충격이 큰 경우라면 호재로 해석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증시 내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추세적 상승을 전망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재 코스피200헬스케어ㆍ코스닥150생명기술 업종지수에 속한 종목들이 코스피200ㆍ코스닥150 내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약 9.6% 수준이다.

1년 전과 비교해 약 5%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증시가 최고점을 향해 가던 지난 1월의 비중(일평균 9.8%)과 비교해서도 크게 줄지 않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규모가 3만 달러대인 일본과 프랑스, 영국의 경우 이 비중이 9% 미만으로 한국보다 낮다.

최준선 기자/human@herla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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