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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헌의 시승기]디자인·안전…‘준중형 SUV 왕좌’ 이름값 중저속서 탄탄한 주행성능 ‘기대 이상’
라이프| 2018-09-11 11:05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모범생’이다. 디자인도 달리기 실력도 첨단 안전사양도 모두 준수하다.

다이내믹한 주행은 한 체급 위 ‘형님’ 싼타페보다 더 낫다.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현대자동차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투싼’ 이야기다.

지난달 17일 만난 투싼 페이스리프트는 ‘다이나믹 SUV’라는 콘셉트에 그대로 부합했다. 차를 보고 느낀 첫인상은 ‘탄탄함’이다.

먼저 앞모습은 메쉬타입 그물망 그릴과 가로로 뻗은 크롬 바가 합쳐진 캐스캐이딩 그릴이 현대차라는 정체성을 드러낸다.

옆모습은 전반적으로 균형잡힌 비례감 속에 뒤쪽으로 상승하는 직선이 다이내믹한 분위기를 만든다. 새롭게 디자인된 알로이 휠은 남성적 이미지를 더해주는 느낌으로 다소 호불호가 갈릴 듯 하다.

차에 오르자 깔끔하게 정돈된 센터페시아가 눈에 들어왔다. 8인치 내비게이션은 플로팅 타입으로 구성됐고 공조버튼과 열선, 통풍시트 버튼이 크지 않고 적당한 사이즈로 자리잡아 복잡한 느낌이 덜했다.

스티어링 휠, 기어부, 천장 등의 소재의 고급감은 전체적으로 싼타페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다른 동급 준중형 SUV 차량들과 비교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저속에서 중속까지 정말 디젤 차량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부드러우면서도 가볍게 치고 나가는 주행성능을 자랑했다. 전 트림에서 선택 가능한 전자식 상시 4륜 구동 시스템 ‘H-트랙(HTRAC)’ 덕에 어떤 도로 환경에서도 안정적 주행이 가능한 느낌이다.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엔진의 진동이 조금씩 강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고속 안정감은 확실히 싼타페에 비해 부족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중저속에서 디젤 차량이라는 게 확 와닿고 다이내믹함이 다소 떨어지는 싼타페에 비해 투싼은 중저속에서 강점이 뚜렷하다. 차급이 다르지만 어쨌든 중저속은 투싼, 고속은 싼타페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투싼 페이스리프트 주행 모습(위)과, 차량 내부. [제공=현대차]

첨단 안전사양도 차급을 감안하면 상당히 만족스럽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가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됐고 주로 중형 이상 차량에만 적용되던 ‘고속도로 주행보조’도 옵션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이날 시승에서는 최근 현대기아차가 도입한 ‘안드로이드 오토’도 처음 경험해볼 수 있었다. 차 안에서 “오케이 구글”을 외치거나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음성인식 버튼을 누르면 인공지능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명령을 기다린다. “벅스에서 볼빨간사춘기 우주를 줄게 틀어줘”라고 지시했다.

분부대로 따르겠다는 답변과 함께 몇 초 지나지 않아 해당 음악이 흘러나왔다.

투싼 페이스리프트에는 음성인식 스피커를 활용해 원격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홈투카’ 서비스도 현대차 최초로 적용됐다. 집에 있는 음성인식 스피커에 대고 “차 시동 켜고 에어컨 23도로 맞춰 줘”라고 말하면 그대로 따르는 식이다.

경기 고양시에서 양주시로 달린 시승코스 38.6㎞를 주행한 뒤 기록한 연비는 12.9㎞/ℓ였다. 18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디젤 2.0 프리미엄 트림(4WD)인 시승차의 공인 복합연비 12.7㎞/ℓ를 조금 상회하는 수치였다. 시승이 차량 성능 평가를 위해 와인딩 구간을 포함해 급가속과 급제동을 여러차례 반복했던 점을 감안하면 연비운전 시 공인연비를 뛰어넘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싼 페이스리프트의 가격은 ▷디젤 2.0 모델 2430만~2847만원 ▷스마트스트림 D 1.6 모델 2381만~2798만원 ▷1.6 가솔린 터보 2351만~2646만원 ▷얼티밋 에디션 2783만~2965만원이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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