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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남북정상회담]文ㆍ金, 첫날만 8시간 만났다…DJㆍ盧, 김정일 대면시간 훌쩍 넘겨
뉴스종합| 2018-09-19 09:13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 18일 역사적인 북남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맞이했다고 1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이 함께 무개차를 타고 평양시내를 카퍼레이드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평양 공동취재단ㆍ홍태화ㆍ이민경 기자] 평양 남북 정상회담 첫날인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8시간가량을 함께 보냈다. 첫날엔 회담 자체를 진행하지 않았던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는 양적, 질적으로 달라진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양 순안공항에서 시작된 환영행사를 시작으로 정상회담, 환영 공연 관람, 만찬을 모두 김 위원장과 함께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일정은 오후 10시 53분에서야 끝났다. 이동시간 및 정비시간을 제외해도 약 8시간에 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는 약 두 시간 정도가 전부였다.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은 2000년 정상회담 첫날 순안공항에서 10분가량만을 할애해 김 전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이후 차량에 함께 타 57분 정도를 함께 이동했고, 백화원 영빈관에서 55분 정도 이야기했다. 2007년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위원장은 회담 첫날 4ㆍ25 문화회관에서 12분간 환영식을 가졌을 뿐이었다.

시간뿐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도 태도가 달라졌다. 김 전 대통령은 김 전 위원장과 이동 시에 차량 내부에서 이야기하며 이동했다. 대통령 경호가 이유였다. 남북 사이 신뢰감이 아직 가득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김 위원장과 무개차를 타고 상반신을 노출한 채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노 전 대통령이 방문할 때에는 무개차 행진이 이뤄지긴 했지만, 김 전 위원장이 같이 타지 않았다.

본격적인 회담에 바로 착수한 것도 차이점이다. 김 전 대통령은 방북 첫날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났지만, 환담 성격이 짙었다. 본격적인 회담은 둘째 날 오후에 이뤄졌고, 밤이 늦어서야 합의문 서명이 이뤄졌다. 반면, 문 대통령은 첫날부터 회담 예정시간인 90분을 30분이나 넘겼다. 김 위원장은 이에 “시간이 좀 늦어지고 있지만 뭐 더 오래오래 보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첫날부터 장시간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신뢰가 꼽힌다. 김 위원장은 직접 “문 대통령과 쌓은 신뢰와 믿음이 있기에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의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8 남북정상회담 자문단에 속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통화에서 “과거 정상들은 처음으로 서로 만난 것이다. 이번에는 사전에 두 번이나 만남을 하지 않았느냐”며 “형식적인 만남이 아닌 정말 친교의 장이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허심탄회하게 상대방에게 조언하는 분위기다. 8시간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상징”이라고 해석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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