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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리를 부동산정책 보조수단 쯤으로 보는 황당한 정부
뉴스종합|2018-10-04 11:43
금리 정책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개입이 도를 넘은 듯하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부동산대책 발표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또 금리 인상을 촉구하고 나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총리와 장관이 잇따라 한은 독립성에 흠집을 내는 꼴이다.

김 장관은 2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금리에 대한 전향적 고민이 필요하다”며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을 정상화하는 게 주택정책의 중요한 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집값 안정에 부심하고 있는 김 장관의 심정이야 충분히 이해가 된다. 실제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것은 넘쳐나는 유동성 탓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금리 결정은 엄연한 금통위의 고유권한이다.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참견할 사안이 아니다. 게다가 이 총리나 김 장관의 발언은 모두 국회 대정부 질문이라는 공개된 자리에서 나온 것이라 더 부적절해 보인다.

정작 걱정스러운 것은 금리를 여타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보조 수단쯤으로 여기는 정부의 생각이다. 오히려 여타 정책의 총합이 통화정책이다. 통화정책은 경제의 한 단면만 보고 결정하는 게 아니다.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경우 그 파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경제 전반의 상황을 두루 살펴보고 최고 전문가 집단인 금융통화운영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는 것이다. 한은법에 한은의 독립을 명문화한 것은 정부나 정치권이 끼어들면 자칫 전체 경제 흐름이 망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값이 뛰고 민심이 동요해 지지율이 떨어질 판이니 금리를 동원해서라도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황당하고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금통위는 금리 인상을 놓고 고민중이다. 일각에선 인상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미국과의 금리격차가 커지는 바람에 우리 경제가 더 많은 부담을 안게 됐다는 비판도 한다. 가계빚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부동산에 거품이 끼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금통위가 선뜻 인상의 용단을 내리지 못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부동산시장도 잡고 성장과 고용도 유지하는 두 마리 토끼는 어차피 잡을 수 없다. 어떤 방향이 더 급하고 우리경제에 더 도움이 되는지 그 결정은 전적으로 금통위의 몫이다.

설령 이달 18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정부의 압박’에 밀렸다는 소리가 나올 판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언급이 공연히 금통위의 운신폭만 좁혀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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