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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광장-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선한 정부’보다 ‘사악한 시장’이 차라리 낫다
뉴스종합|2018-10-11 11:24

IMF(국제통화기금)는 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0.2%포인트 내렸다. IMF 이외에도 골드만 삭스, 노무라, 금융연구원, ADB, OECD등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2.9%를 유지한 기관은 정부와 한국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뿐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그린북(최근경제동향)에서 “한국 경제는 수출과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고 세계경제 개선,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컨센서스를 이루기는 어렵다. 하지만 간과해서 안 될 것은 우리나라는 세계성장률 평균을 못 쫒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면서까지 이룩한 2017년 3.1% 성장률은 얼핏 선방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세계성장률평균(3.7%) 보다 0.6%포인트 낮은 성장률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세계성장률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불운이 국가경제를 그르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실패의 대부분은 인재다. 최근의 ‘저성장’도 정책 실패가 빚은 것이다. 국가 정책은 기업 전략과 차원이 다르다. 국가정책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는 것은 정책독선이다. 새 정부 들어 금과옥조로 여긴 소득주도성장’은 ‘임금주도성장(wage led growth)’의 변형으로, 이론적으로나 정책적으로 그 유효성이 확인된 바 없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인상을 ‘소득주도성장을 작동하게 하는 방아쇠’로 인식했다. 최저임금을 올려 가계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주면 소비지출이 늘어 경제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믿었다. 그렇다면 이 세상 모든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최저임금인상 경쟁에 뛰어들었을 것이다. 급격히 끌어올린 최저임금은 독과다.

2017~2018년에 걸쳐 29% 오른 최저임금인상은 정상국가의 정책행태라고 보기 어렵다. 정부가 개입해 모든 노동자의 급여를 30% 인상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임금을 고용주가 지불하는 것이라면, 이는 고용주의 ‘지불능력’ 밖이다. 생산성에 기초하지 않은 임금인상은 저학력, 저숙련, 일용직과 임시직의 일자리를 파괴시킨다. 그리고 그들이 주로 속하게 될 하위 10% 소득계층의 소득을 감소시킨다. 8월의 전년동월 대비 취업자 수 증가폭은 고용참사 수준인 3000명선에 그쳤고 소득분배가 악화됐다.

이 정도면 ‘정책오류의 원천’ 격인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거꾸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고 ‘포용성장론’으로 소득주도성장을 분식했다. 역주행이 아닐 수 없다.

최저임금인상 부작용보다 더 큰 문제는 ‘투자부진’이다. 최근 설비투자는 20년 만에 최장기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다. 기업들이 정책 불확실성과 반기업정서로 지갑을 닫았기 때문이다. 투자가 일어나야 일감이 생기고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데 첫 단추를 끼지 못한 것이다.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기업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해 정책의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규제혁신을 통해 기업에게 운신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한국의 직업의 수는 1만3000개로 미국의 3만개의 절반 이하이다.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 각양각색의 직업이 만들어져야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 ‘국가가 최대의 고용주여야 한다’는 정책사고가 시장을 질식시킨다. 그리고 정책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정치가 가장 큰 정책 리스크다. 선한 정부보다 사악한 시장이 차라리 더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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