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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23년만에 고향서 영면 통영엔 윤이상의 체취가… 떡볶이집·도천음악마을에도…
라이프| 2018-10-16 11:23
통영은 윤이상(1917~1995)이라는 세기적인 작곡가를 낳았다. 뉴욕 브루클린 음악원은 ‘유사 이래 최고의 음악가 44인’으로 윤이상을 선정하고, 20세기 1인은 윤이상이라고 했다.

뮌헨올림픽 메인테마곡 ‘심청’, ‘베를린 필하모닉’의 탄생 100주년 기념곡인 ‘교향곡 1번’을 작곡한 윤이상에게 독일 공영방송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곡가 30인 중 한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유네스코는 윤이상의 족적을 높이 평가해 그의 고향 통영을 ‘창의음악도시’로 지정했다. 일본과 대만 음악계를 윤이상 제자들이 석권하고 있다.

재심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그의 방북은 미국 대학의 의뢰를 받아 동서양 퓨전음악의 영감을 얻기 위해 평양대총을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색깔론은 그를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통영은 최근 이국땅에 있던 윤이상 선생의 유해를 숨진지 23년만에 고향땅에 안장했다. 통영국제음악재단과 통영시는 최근 딸 윤정씨(68) 등 유족과 통영국제음악재단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영국제음악당 뒤편에 미리 조성해 둔 묘역에 윤 선생의 유해를 묻었다. 유해를 덮은 너럭바위에는 ‘처염상정’(진흙탕 속에서 피어나지만 결코 더러운 흙탕물이 묻지 않는 연꽃)이 한자 초서체로 음각돼 있다.

윤이상의 족적은 통영시 명정동의 ‘서피랑 떡볶이’ 집 부터 시작돼 도천음악마을까지 이어진다. ‘윤이상과 함께 학교 가는 길’이다. 이념은 아는 바 없고, 고향과 예술을 사랑하는 윤이상은 해방 직후 유치환을 회장으로 하는 통영문화협회 결성에 나선다. 시조시인 김상옥, 미술가 전혁림과 공동간사역을 맡았다. 유치환 부부의 결혼때 화동(花童)을 했던 ‘꽃의 시인’ 김춘수는 총무였다. 김춘수는 박경리가 따르던 교회 오빠였다.

23년전 윤이상이 끝내 이국 땅에서 숨지자 김춘수는 각혈의 고통 속에서도 전혁림을 찾아가, “형님 이제야 통영문화협회가 부활할 모양입니다”라고 울먹였다고 한다.

시민들 가슴 속 색깔론이 지워진 2018년 10월 통영에는 가을색이 물들어가고 있었다. 단풍으로 물든 미륵산의 케이블카 아래엔 통영 루지가 달리고 스카이라이드가 떠다닌다. 동피랑 벽화마을 반대편 언덕 서피랑은 문화예술 골목으로 채색됐다.

통영 장사도해상공원은 김우빈, 수지 주연의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를 비롯해 각종 프로그램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아름다운 동백섬으로 유명한 장사도해상공원은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비경을 감상하는 곳이다. 장사도는 20여 개의 코스별 주제 정원과 건축물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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