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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증시] 强달러 타고 이달에만 3兆 매물폭탄…‘외국인 U턴’ 언제쯤?
뉴스종합| 2018-10-24 11:32

지난 2월 이후 최대치…경신 가능성도
美 경기부진에도 안전자산 선호 ‘강달러’
외인매도→환율상승→외자유출 ‘악순환’
美中 정상회담 갈등해소 돌파구 실낱기대


개인과 기관 투자자의 자금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외국인이 연이어 대규모 매물을 쏟아냄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충격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세를 부채질하고 있는 강달러 심화로 외국인 자금이 추가 이탈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현물시장에서만 코스피와 코스닥을 각각 2조9239억원, 7159억원 순매도해 3조6398억원을 팔아치웠다. 여기에 선물시장에서도 코스피와 코스닥을 각각 1조6828억원과 1108억원을 순매도해 1조7936억원 매도세를 나타냈다. 이는 총 5조4334억원 규모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3%를 상향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지난 2월 5조8447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치다. 이달 남은 6영업일 동안 외국인이 추가 매도세를 나타낼 경우 외국인 매도 규모는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매도세를 강하게 부채질 하고 있는 것은 원·달러 환율 상승(달러 강세ㆍ원화 약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도가 환율 상승을 부르고, 환율 상승이 다시 환차손 우려를 부각시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게 만드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강달러가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는데다 상반기처럼 미국 경기가 좋을 때는 물론, 부진할 때에도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따라 달러 강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달러강세는 미국의 경기확장이 지속된 반면 신흥국은 경기둔화가 시작돼 경기차별화 현상이 현저해지면서 발생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많은 수준의 대외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신흥국 입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유지되면 채무부담이 증가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우려한 외국인이 신흥국 투자 비중을 낮출 수 있어 악재로 인식된다.

문제는 향후 미국 경기 확장이 꺾여도 전 세계 경기에 대한 우려로 강달러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 있고 이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짙어지고 있어 원ㆍ달러 환율은 여전히 상승 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간 정상회담이 무역갈등 해소의 불씨가 돼 강달러를 완화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일정은 선진 20개국(G-20) 정상회담 정식 개막일 하루 전인 11월 29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정상회담이 개최되더라도 양국이 무역갈등 해소 합의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크다. 실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다음달 말 양국의 정상이 따로 만나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확인하면서도 “이 자리에서 양국 정상 간에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중국 경기와 금융시장 흐름이 중국 정부로 하여금 더이상 미국과의 협상을 미룰 수 없게 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변수로 지목된다. 지난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6.5%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6.4%)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까스로 6.5%선을 지켰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 성장률이 6% 초반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중국 정부입장에서는 경기 경착륙 방어를 위해서라도 미중 무역갈등 해소가 시급한 상황이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간 무역갈등 해소가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며 이는 꾸준히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중 정상회담 개최 기대감은 갈등 해소의 미약한 불씨를 남겨 두었고, 이는 중국 주가와 위안화 가치 하락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시켜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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