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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모를 ‘증시 공포’
뉴스종합| 2018-10-24 11:22

PBR 10년來 0.88배 수준 급락
지지선 붕괴 투매가 투매 불러
무역戰 감안해도 하락폭 지나쳐

美선거·금리인상 등 변수 산재
전문가 “2000 붕괴가능성 적어”


“더 큰 공포가 올 수 있다”

공포가 주식시장을 강타했다. 공포 심리가 시장을 덮치며, ‘저점 매수’라는 고전적인 투자전략마저 무색하게 했다. ‘싸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계속되는 폭락장으로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1차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2250선이 이미 깨졌고, 2차 지지선 2200 붕괴, 3차 지지선인 2100마저도 장중에 무너졌다. 주요 지지선이 잇따라 붕괴되면서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양상이다. 시장에는 ‘어디가 바닥인지 모르겠다’는 비관론만이 팽배하다. 현재 코스피 PBR은 2008년 금융위기 때 수준인 0.88배 수준까지 급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상황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관련기사 4·15·16면

미국의 중간 선거, 추가 금리 인상 등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공포의 끝을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현재 증시의 문제는 미중 무역분쟁, 환율, 신흥국 불안 등 잇단 악재를 감안해도 증시 하락폭이 지나치다는데 있다. 공포심리가 확산되며, 폭락이 폭락을 부르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지수대는 공포의 극치를 반영 중”이라며 “주식시장이 다시 안정을 찾으려면 공포감부터 일정부분 해소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가 밸류에이션 매력은 갖췄지만 글로벌 증시의 하락세가 나온다면 추가적인 동반 하락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최후의 보루 2000선마저 붕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상치 못한 악재가 불거지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저항선은 2050 정도”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코스피가 1800∼2200선 사이 박스권에 머물 당시 70조원이던 상장사 순이익이 지금은 140조원인 상황에서 2050선을 저평가의 기준선으로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100선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만약 그 이하로 밀린다고 해도 박스피의 중간값이자 PBR 0.7배 수준인 2000을 지키려는 움직임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포를 사라’는 증시 격언이 있지만, ‘지금이 공포를 사야 할 시점’ 인가를 놓고서는 전문가들 간에도 의견이 갈린다. 대체로 현 수준이 ‘바닥’이라는 건 공통된 시각이지만. 그렇다고 반등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불확실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주가가 하락했다고 매수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당분간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동준 KB증권 연구원은 “현금 비중을 늘리고, 내년 1분기에 새로운 진입기회를 모색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지만, 상승은 기술적인 반등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는 추가 하락을 염두한 방어적인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2100선을 하회하면, 이를 단기 매수 기회로 활용하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심리 측면에서 더 이상 나빠질 가능성은 낮다”며 “2100선 이하에선 분할 매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한편 24일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전날 폭락세를 딛고 상승 출발했지만, 다시 하락 반전하는 등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6원 내린 1135.0원에 개장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5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55%), 나스닥 지수(-0.42%) 등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박영훈ㆍ김나래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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