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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추풍낙엽 그리고 한국의 미래
뉴스종합|2018-11-14 11:30

추풍낙엽이 애처로운 건 신록의 여름과 혹독한 겨울의 기억이 뒤엉켜있기 때문일 게다. 스산한 겨울의 초입에서, 한국 경제의 미래가 중첩되는 건 ‘병’인가 싶다.

한국 경제에 대한 위기 경고가 쏟아져 나온다. 나라안팎은 물론 정부 안에서조차 조심스런 진단이 나온다. 무디스가 그 중 하나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13일, 내년에 주요 선진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큰 경제적 위협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무역갈등, 글로벌 긴축 등과 같이 다른 국가들과 공유하는 대외변수 말고도 한국은 성장동력 상실이라는 구조적인 위험에 빠져 있다고 경고했다. 인구고령화와 고비용구조를 지목한 것이다. 일본이 걸었던 잃어버린 20년을 똑같이 경험하리란 전망이 진즉 나온 것도 사실 이 때문이다. 그러면서 무디스는 올해 2.5%로 꺾이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내년엔 2.3%로 더욱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국은행의 내년 전망치 2.7%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강신욱 통계청장도 최근 “작년 2분기가 경기 정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직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구체적인 ‘숫자’와 경험에 근거한 정부 관료의 추정이었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최소 1년 4개월 전을 경기 정점으로 본 거다. 그렇다면 지금은 경기 하강국면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청와대가 2기 경제팀 인선을 발표하는 날, 혹자는 “회전문 인사”라 했고, 혹자는 “실망스럽다”고 논평했다. “소득주도성장이란 정책기조를 고수하는 한, 누가 그 자릴 맡든 경제를 살리긴 어렵다”며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무작정 헐뜯자고 한 말은 아니다 싶다. 여론조사에서 드러난대로, J노믹스에 대해 국민 대다수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는다. 적어도 경제 분야만큼은 낙제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유는 꼽을 손이 모자를 정도다. 일자리와 소득은 늘지 않았고, 내년엔 실업을 걱정할 판이다. 규제개혁, 혁신성장은 말의 잔치에 그쳤다. 이로 인해 조선, 자동차, 화학 등 그간 한국경제를 지탱해왔던 주력산업의 경쟁력은 날로 뒤처지고,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미래먹거리산업도 갈피를 못잡고 있다는 원성이 들끓는다.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기업의 감익전망이 줄지어 나온다. 내년 경제의 가늠자인 주가는 저점 기록을 갈아치우며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미 극심한 혼란기였던 탄핵정국 수준으로 떨어졌다. 양극화의 주범인 부동산은 아직 투기불씨를 껐다고 자신할만큼 안정적이지 않다.

쓴소리를 ‘헐뜯기’로만 치부하고, 흘려듣는다면 이 정권에 가망은 없다.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이라고 했다. 국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해야, 민심을 얻고 나라를 구할 수 있다. ‘직(職)’을 거는 것만으론 그래서 부족하다. 나라의 안위를 책임진다는 각오로 경제팀은 직무에 임해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이 J노믹스의 궁극적인 목표라서 기조를 바꾸기 어렵다면, 적어도 ‘속도조절’을 통해 공감대를 넓혀나가야 한다. 좋은 징조가 보이는 건 불행 중 다행이다.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그랬던 것처럼 청와대 참모들이 점차 지지층과의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 안에서도 이런 기류가 읽힌다. 속도조절로 가는 신호탄이길 기대해본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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