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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치이고, 3기에 밀리고...고개 떨군 2기 신도시
부동산| 2018-11-21 10:20
판교신도시 전경. [헤럴드경제DB]

판교ㆍ위례ㆍ광교 상승 제동
김포ㆍ파주ㆍ동탄 부진 계속
9ㆍ13대책 후 수요 위축 뚜렷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제자리에 머물렀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판교원마을(전용면적 101.06㎡)의 매매가격은 작년 8ㆍ2 대책 이후 급등했다. 1년간 상승폭은 무려 33.14%(8억4500만원→11억2500만원)에 달했다.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에 2015년 입주한 래미안위례(A2-5블록ㆍ전용면적 101.86㎡)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이후 매매가격은 25.84%(10억2500만원→12억9000만원) 올랐다. 위례신도시의 최근 1년간 상승폭인 25.40%에 근접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얼마전까지 얘기다. 9ㆍ13 대책 이후엔 보합이다. 3기 신도시 발표에 매수세는 위축됐고, 일부에선 전셋값도 하락했다.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기 신도시의 평균 아파트값은 올해 9ㆍ13 대책 이후 0.51% 상승에 그쳤다. 작년 8ㆍ2 대책 이후 한 달 새 1.24%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올 9월부터 10월까지 위례신도시의 3.3㎡당 아파트값도 0.07%(3331만원→3348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8ㆍ2 대책 이후 강남권 수요의 유입으로 한달새 1.24%(2581만원→2631만원) 상승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강남권이 선방하면서 판교와 위례 등 인접한 아파트값도 급등하며 2기 신도시 전체 평균을 견인했다”며 “올해 이어진 규제의 여파가 큰 데다 공급증가와 경기둔화 등 가격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최근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나마 판교ㆍ위례ㆍ광교가 2기 신도시의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을 뿐, 공급과잉과 교통망 확충 지연으로 동탄ㆍ김포ㆍ파주 등는 제자리걸음만 반복했다. 파주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4.05%(988만원→1028만원), 김포는 1.02%(1076만원→1087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전세시장도 마찬가지다. 동탄2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10월 806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858만원)보다 6.06% 하락했다. 김포와 파주도 같은 기간 각각 3.25%(770만원→745만원), 2.01%(796만원→780만원) 떨어졌다.

파주 운정신도시의 한 공인 관계자는 “작년 가을엔 전세 수요가 많아 바빴지만, 올해는 훨씬 조용한 이사철을 보냈다”며 “남북 화해 분위기와 GTX 등 교통망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크지 않다”고 전했다.

비(非)규제 지역의 특성상 분양시장에 수요 쏠림은 있겠지만, 내년 상승세는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정부의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으로 상대적으로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는 2기 신도시들의 약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규제를 피한 지역의 가격 피로감도 있지만, 3기 신도시의 입지가 도심에 가까워 선호도가 높을수록 2기 신도시 집값엔 부정적인 영향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내년엔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축소되거나 둔화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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