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서울 한복판서 열린 일왕생일행사…한ㆍ일 정부 신경전
뉴스종합| 2018-12-06 21:04


- 日 “한국 때문에 양국 관계 어려워져”

- 韓 “역사 직시해 미래 지향적 관계 만들어야”



[헤럴드경제]내년 퇴위하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생일을 기념하는 주한일본대사관의 연례 행사가 6일 서울에서 열린 가운데 징용배상 판결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이날 오후 6시께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일왕 생일 기념 리셉션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외교부 관계자와 주한 외교단, 양국 기업 관계자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일본대사는 인사말을 통해 “한국의 최근 상황으로 한일관계가 어려워졌다”면서 “한국 정부가 적절한 대응을 취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정부의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리셉션 행사에 참석한 조현 외교부 1차관은 이어진 축사에서 “과거사 문제는 문제 대로 현명하게 처리하면서 다른 분야에 있어서는 교류를 계속하자”며, “역사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반도 비핵화·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있어 일본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조 차관은 일본 측의 요청을 받고 축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입구에서 행사 시간 약 한 시간 전부터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행사 개최에 강하게 항의했지만 주최 측과 특별한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일본은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12월 23일)을 일종의 국경일로 기념하고 있으며 매년 12월 각 재외공관에서 주재국 인사들을 초청해 축하 리셉션을 열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이 내년 퇴위를 앞둔 만큼 이번 생일은 그의 일왕으로서 마지막 생일이 된다.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 2016년 8월 생전 퇴위(살아있는 동안 왕위를 왕세자에게 넘기는 것) 의향을 밝혔으며, 이에 따라 2019년 4월 30일 퇴위하고 아들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다음날(5월 1일) 즉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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