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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퀴리·베토벤·랭보… 뮤지컬로 되살아난 위인들
라이프| 2018-12-07 11:48
마리퀴리ㆍ베토벤ㆍ랭보…연말 창작 뮤지컬 무대는 역사속 ‘위인’들 열전이 한창이다.
일반 관객에도 익숙한 역사속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낯설기 쉬운 창작극의 단점을 보완하고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위인전처럼 인물의 업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입체적 캐릭터로 조명한다는 점도 관람의 묘미를 더한다.
여성 최초 노벨상 수상자이자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동시에 받은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을 다룬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는 내달 22일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마리퀴리가 발견한 라듐과 그 라듐 때문에 목숨을 잃은 ‘라듐 걸스’가 스토리의 주요 얼개로, 과학자로서 업적보다 자신의 연구가 초래한 비극에 맞서는 한 인간으로 삶과 심리를 조명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8 창작산실-올해의 신작’ 선정작이기도 하다.
대학로 TOM1관에서는 프랑스 천재 시인 ‘아르투르 랭보’의 삶을 다룬 뮤지컬이 지난 10월부터 공연중이다. ‘2017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이기도 한 뮤지컬 ‘랭보’는 랭보와 10살 많은 동성 연인 폴 베를렌, 랭보의 둘도 없는 친구 들라에 등 3명의 여정을 다룬다. ‘취한 배’, ‘모음들’, ‘내 마음에 내리는 눈물’, ‘초록’ 등 랭보와 베를렌의 대표 명시가 아름다운 멜로디를 입고 주옥같은 넘버로 불리는 가운데, 세 인물의 20년사가 묘사된다. 베를렌의 고뇌와 갈등, 랭보를 지지하며 성장해나가는 들라에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행복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 질문한다.
지난달 27일 대학로 JTN아트홀 1관에서 개막한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베토벤이 조카 카를의 양육권을 놓고 제수 요한나와 벌인 법정 공방을 모티브 삼아 만든 팩션(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장르) 뮤지컬이다. 허구의 여인 ‘마리’와 어린 소년 ‘발터’를 등장시킴으로써 베토벤의 열정과 상처, 고뇌를 더 부각하려 했다. 극중엔 월광소나타, 에그먼트 서곡, 운명, 비창 등 베토벤의 대표 교향곡이 차례로 등장하며 극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추정화 연출은 “베토벤의 고뇌를 짧은 시간 안에 담아내기 위해 어린시절, 청년, 중년의 베토벤을 한 무대에 세우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베토벤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3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뮤지컬 ‘엘리자벳’도 실존 인물을 토대로 한다. ‘씨씨(sisi)’란 애칭으로 불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지막 황후인 엘리자벳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죽음(Der Tod)’과의 사랑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로 풀어냈다. 황제와 결혼, 시어머니와 갈등, 첫째 딸의 죽음과 아들인 황태자 루돌프의 자살 그리고 스위스에서 칼에 찔려 죽기까지의 일대기가 인간사 만이 아닌 ‘죽음’이라는 초월적 존재와 관계에서 비롯됐다는 스토리다. 미하일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작품으로 1992년 오스트리아 씨어터 안 데르 빈에서 초연이후 27년간 전 세계 관객 수 1100만을 돌파한 스테디셀러다. 공연은 2월 10일까지.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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