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비온뒤 땅이 굳는다’ 보여준 디와이물산
뉴스종합| 2018-12-12 11:26
모피작업 기계개발 기쁨도 잠시
외환위기 여파 1999년 부도위기
12년만에 채무상환…재기 성공
이젠 수출기업 변신 ‘제2의 성장’

디와이물산 이경원 대표가 판장작업을 마친 모피 원피를 소개하고 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채무 상환으로 12년만에 정상화에 성공한데 이어 다시 성장가도에 들어선 한 재기기업이 눈길을 끈다.

경기 고양시 소재 디와이물산(대표 이경원)은 모피 가공기업. 1999년 외환위기 여파로 보성어패럴, 대우물산, 엘칸토(의류부문) 등 거래업체들이 잇달아 부실에 빠지면서 수십억원의 매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해 부도 위기에 처했다.

이경원 대표는 당시 회사(두영물산) 자산과 개인의 재산을 모두 처분해 협력업체들의 빚(매입채무)을 모두 갚았다. 남은 것은 신·기보와 은행권 채무 16억원.

이 대표는 당시 금융권에 “재기해서 갚을 테니 기다려달라. 갚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해서 새 법인으로서 디와물산이 2001년 설립돼 동업종을 영위하고 있다.

디와이물산은 모피 원피를 핀란드 덴마크 이탈리아 등지에서 수입해 이를 의료제조업체의 주문에 맞춰 가공해 공급한다. 이 대표는 1999년 회사가 어려워진 당시에도 기술개발을 추진, 모피 작업기계를 세계 처음 개발했다. ‘작업바의 이격을 통해 모피의 신장을 도모하는 판장기(版張機)’가 그것이다. 2016년 특허를 받은 이 기술은 원피를 먼저 늘리고 펴주는(판장) 작업, 패턴에 맞게 압착하는 작업을 기계로 전환한 것이다. 따라서 품질이 일정해지고, 시간과 비용을 감축해준다. 


하지만 당시 사업화자금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던 중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2015년 회생지원보증 7600만원과 사업화자금(신규운전자금) 42만5000달러(4억8000만원)의 보증을 지원받았다. 이를 통해 구상권업체인 두영물산의 채무를 전액 상환하고, 다량의 원자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 대표는 “10여년 신용불량자로 살다 12년만인 2012년 금융권의 빚을 모두 갚았다. 2013년 신용회복도 받았다”며 “이제는 사업을 발전시키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모피코트의 인기는 식었지만 모피 수요는 여전하다. 패딩, 모자, 재킷 등에 보온이나 장식으로 덧대는 등의 형태로 쓰임새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를 모피부자재라고 하는데, 의류 제조과정에서는 우븐패치(woven patch), 믹스매치(mix match)라고 부른다.

디와이물산의 주요 제품 및 기술은 모피를 이용해 수요자의 감각에 맞는 의류 등을 제작하는 것. 가죽을 부드럽게 하는 드레싱 과정을 거쳐 염색→판장→보수→재보수→재단→봉제→보수→재봉제→검사→의류 재단 등의 공정을 거쳐 모피의류를 제작한다.

최근 패션 트렌드에 맞게 디자인해 샘플제작 후 거래처로부터 납품승인을 받으면 대량 생산해 제품을 공급한다. 원단 구매, 디자인 수정, 생산 등의 과정에서 노하우를 갖췄다.

국제모피무역연맹(IFTF)에 따르면, 전 세계 모피 소매판매액은 2011년 197억달러에서 매년 7~8%씩 성장해 2014년 24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했다. 국내의 경우 2014년 5200억원에 달했다.

디와이물산 매출액도 2015년 103억원, 2016년 106억원, 2017년 129억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11월까지 135억원을 올렸으며, 연말까지 140억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직원 수도 2015년 보증지원 당시 12명에서 최근 18명으로 늘어났다.

디와이물산의 목표는 수출기업으로 변신. 현재 10% 가량인 수출액을 50% 이상 늘려 모피부자재 수출 전문기업으로 만드는 게 이 대표의 구상이다. 이의 일환으로 캐나다 코스트코와 거래를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30년 전 사업을 시작할 때 수출업체로 출발했다. 캐나다 코스트코에 샘플을 납품, 주문을 기다리고 있다”며 “내년 쯤 대량 수출건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보의 재기지원보증사업은 재창업 재기지원보증과 재도전 기업주 재기지원보증으로 나뉜다. 재창업보증은 실패했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대해 채무조정과 신규보증을 지원한다. 재도전보증은 재기 가능성이 인정되는 기업주가 영위하는 기업에 대해 채무감면(75~90%)과 함께 신규보증을 지원한다. 구상채권을 변제하지 못한 기업이나 기업주가 별도 영위하는 기업이 대상이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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