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로운, 그의 강점은 얼굴만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2018-12-12 14:44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아이돌 그룹 SF9 멤버 겸 배우 로운(22)은 아스트로 멤버 차은우와 함께 ‘얼굴천재’로 통한다. 키도 크고 얼굴이 정말 잘 생겼다. 소속사 FNC 엔터테인먼트가 있는 강남구 청담동 주변 식당의 주인 아줌마들로부터 백반과 미니돈가스 추가 특혜를 받는다.

그런데 최근 종영한 SBS ‘여우각시별’에서는 채수빈(한여름)에게 고백했다가 3초만에 까이는 짝사랑남 고은섭을 연기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극중 수빈 누나와 이제훈 형님이 서로 사랑하는 관계지만, 저도 채수빈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고 마냥 기다려주는 남자였다.”

극중 로운의 수빈을 향한 마지막 대사는 “나중에 너가 원하는 모습으로 있을 것 같다. 친구이건, 어떤 사이이건, 니가 원하는 모습으로”였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로운은 짝사랑의 감정을 잘 몰랐다고 한다. 하긴 그 감정을 파악하긴 힘들었을 것 같다.

“모든 연애 감정이 어려운 것처럼, 나의 짝사랑은 중고때 경험했지만 고은섭의 감정과는 달랐던 것 같다. 친구 사이를 넘어 완전히 사랑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래서 촬영장에 있는 선배님께 물어봤다. 수빈 누나가 연기한 한여름과는 인천공항 시험을 같이 준비한 절친이기도 해서 연기 경험이 나보다 훨씬 많은 수빈 누나와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다. 반려동물과 커피광고 출연 경험 등 서로의 공통점이 있어 대화가 더 잘 됐다.”

인천공항 계류장 운영팀에 근무하는 은섭을 연기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평소에 안쓰는 대사가 많아 NG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채수빈이 기다려줘 잘 따라갈 수 있었다고 한다. 로운은 채수빈 외에도 극중 연적으로 나오는 이제훈(이수연 역)과도 좋은 경험을 했다. 이제훈과는 라이벌이라 처음에는 눈을 피해 일부러 혼밥을 하기도 했다.

“이제훈 선배는 큰 선배다. 좋은 사람에게서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한다. 이제훈 선배는 좋은 배우 이전에 좋은 사람이다. 그런 선배와 연기할 수 있어 좋았다. 이제훈 선배는 나에게 ‘방금 진짜 좋았다. 그래서 한번 더 간다’라고 말하는 등 후배의 심적 안정을 위해 많이 도와주었다. 나도 나중에 선배가 돼 나같은 신인배우와 연기한다면 이제훈 선배가 나에게 했던 방식 그대로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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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운은 2016년 보이그룹 SF9으로 데뷔한 후 ‘연기돌’로 활동하고 있다. MBC에브리원의 웹드라마 ‘클릭 유어 하트와 KBS2 ‘학교 2017’, tvN ‘멈추고 싶은 순간 : 어바웃 타임’(2018) 등에 출연했다. ‘선다방’에 출연하며 연기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유인나라는 좋은 선배를 만났다.

“SF9 팀에 대한 욕심이 있다. 연기를 통해 내가 조금 더 알려지면 SF9 팀도 조금 더 알려질 것이다. 개인활동도 SF9이 돋보이게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한다. 우리 팀은 실력도 좋고 매력 많은 멤버들이 많다.”

로운은 대치동 키드다. 휘문중과 경기고를 졸업했다. 상류층이 자식들에게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보고 있냐고 물어봤다.

“내 주변 일이니까,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위에 잘사는 친구들이 많았다. 20살에 고급차를 끌고 다닌다. 나는 거기서 작은 집에 살았다. 힘들고 상처가 된 적도 있었다. 부모와 짝을 지어 주말 답사 가는 팀에서 내 의도와 상관없이 빠져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현재의 나를 자랑스러워하신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로운은 가능성이 매우 많은 아이돌 가수이자 배우다. 기자가 로운이 아주 잘될 거라고 예상하는 것은 얼굴 때문이 아니다. 애티튜드다. 그의 태도에는 열의, 진정성, 센스, 호기심 등이 묻어있다. 무엇보다 겸손하고 성실하다. 질문하는 학생과 같다.

그 속에서 그의 연기가 발전하고 있다. 물론 연기에서 개선해야 할 점도 있고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다. 또 유명해지면 초심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로운은 믿음직스럽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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