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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상근 세무회계사무소 대표] 종부세의 함정 경계해야
뉴스종합|2019-01-08 11:23

올해부터 적용되는 종부세 강화정책에는 가능한 모든 수단이 동원됐다. 그 주요 내용을 보면 종전 2%인 종부세 최고세율이 2.7%(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 3.2%)로 올랐다. 전년 대비 세 부담 상한이 종전 150%에서 올해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 200%, 3주택 이상자 300%로 인상됐다. 정부는 주택과 토지 공시가격을 시가 수준으로 현실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주택과 토지를 보유한 대부분 국민은 올 12월에 전년 대비 세 부담 상한액(최소 1.5배, 최대 3배)까지 오른 엄청난 종부세를 내야 한다. 종부세는 일부 국민과 기업이 과중한 세 부담에 시달리는 데 비해 이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악세(惡稅)’다. 이유가 뭘까? 종부세가 가진 태생적 함정 때문이다.

먼저 종부세 부담자의 함정이다. 종부세를 도입한 주목적은 주택 투기를 억제하는 데 있다. 하지만 주택에 부과된 종부세는 총 종부세의 22.9%(2017년 3878억원)에 불과하다. 종부세의 70.5%가 수익창출의 원본인 법인 소유 사업용 부동산에 부과된다. 법인에 부과된 종부세는 재화와 서비스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부담을 늘리고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법인이 주택투기 억제 목적으로 도입된 종부세의 대부분을 부담하도록 설계된 본말이 뒤바뀐 종부세제를 바람직한 세제라 할 수 있겠는가?

다음으로 ‘종부세는 부자 세금이므로 공평과세와 투기억제를 위해 강화해야 한다’는 함정이다. 공평과세와 투기억제는 징벌적 세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공평과세는 재산이 아닌 ‘소득’에 대한 과세강화로, 투기억제는 투기자금의 부동산시장 진입을 억제하는 ‘금융정책’과 적기적소에 주택을 공급하는 ‘주택정책’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 투기 자금 대출 억제, 3기 신도시 건설 계획 발표로 투기성 부동산 거래가 급감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마지막으로 종부세를 국세로 도입함에 따른 함정이다. 재산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세금은 지방세로 하는 것이 전통적 조세이론과 세계 추세에 부합한다. 종부세를 지방세로 해야 자치단체장이 지방재원 확보와 연계해 보유세인 종부세를 올리면서 거래세인 취득세를 내리는 조화로운 조세정책을 펼수 있다. 한국의 보유세 부담률이 낮다지만 세계적으로 높은 거래세 부담률을 감안할 때 오히려 국민의 부동산세 부담률이 지나치게 높다. 이런 구조하에서 거래세(취득세ㆍ양도소득세)를 인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유세(재산세ㆍ종부세)를 강화하면 세 부담의 불공평과 경제의 비효율만 더 커진다.

한편 우리의 종부세와 비슷한 ‘부유세(富裕稅)’를 가진 유럽 국가들은 이를 폐지하거나 축소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개혁에 반대하는 노랑조끼 시위에 맞서 부유세 완화 정책만은 고수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종부세를 도입한 참여정부의 조세정책 실패와 구시대 유물로 전락한 유럽의 부유세를 반면교사로 삼아 종부세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그 최선의 방안은 국세인 종부세를 지방세인 재산세에 통합해 공평하고 효율적인 부동산세제를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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