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당협위원장 오디션, 한국당 인적쇄신으로 연결돼야
뉴스종합| 2019-01-11 11:02
자유한국당이 10일부터 일부 지역구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당협위원장 오디션’이 눈 여겨 볼만하다. 지구당 책임자 선정 과정이 어두운 밀실에서 벗어나 밝은 곳으로 나온 것만해도 큰 의미가 있다. 게다가 오디션이란 공개적 방식을 택한 것도 신선하고 새로운 시도다. 물론 우리 정당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기대 만큼 과정도 공정하고 투명하다. 각 후보자자들은 3분 자기소개와 당 조직강화특별위원 질의 응답, 당원 평가단 질문자 무작위 선정 질의 응답, 상호토론 등으로 서로 경쟁하게 된다. 그런 다음 이를 지켜본 조강특위 위원 6명과 각 지역에서 선발된 50명의 당원평가단이 점수를 매겨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모든 게 당 공식 유튜브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 음습한 밀실거래, 계파간 나눠먹기, 낙하산 등 당협 위원장 선정을 둘러싼 과거 구태들은 구조적으로 끼어들 여지가 없다. 한국당은 자신들이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모멸적 패배를 당했다. 오디션 방식 당협위원장 선발은 궤멸 직전의 위기에 처한 한국당에 새로운 활로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과정 못지 않게 결과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첫날 서울 강남을, 송파병 등 5개 지역구 당협위원장 오디션이 진행됐는데 강남과 송파에선 30대 정치 신인들이 선발되는 이변이 연출됐다. 다른 지역에서도 신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서울 용산에서는 3선 국회의원에 당 사무총장을 역임한 권영세 전 의원이 고배를 마셨다. 새 인물이 많이 나오고 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바닥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침체된 당 분위기를 쇄신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평가단에 참여한 한 당원은 “당에 활기기 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시간 유튜브 채팅방 반응도 여간 뜨겁지 않다고 한다. 오디션을 현장에서 지켜본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투명성과 공정성, 정치 수준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야당이 건강해야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고 균형잡힌 국정운영이 가능하다. 한국당이 거듭나고 보수 정치세력을 재건해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인적쇄신이고 젊고 유능한 정치 신인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오디션 방식은 한국당 희망이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제비 한마리가 왔다고 봄이 온 건 아니다. 한국당의 자성과 쇄신 노력은 더 강도높게 이뤄져야 한다. 웰빙정당, 초식공룡정당의 체질이 아직은 한국당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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