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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닛산’ 고래 등에 낀 ‘르노삼성’…수출길 험로(?) 예고
뉴스종합| 2019-01-23 08:48
- 프랑스 정부, 닛산 지배권 확대 의지
- 지주회사 설립…신임CEO 선임 추진
- 르노삼성 9월 ‘닛산 로그’ 생산 중단
- 임단협 파고 넘어 장기플랜 과제로


[자료=르노삼성자동차]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체계가 신임 CEO 선임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르노삼성의 직격탄이 예상된다.

지배 구조 싸움으로 르노-닛산의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는 르노삼성의 수익구조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3일 해외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일본 정부에 르노와 닛산의 경영을 통합하기 위한 지주회사(Holding Company)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닛산의 다음 CEO(최고경영자)를 자신들이 선임하겠다는 속내다. 닛산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프랑스는 르노의 지분 15%를, 르노는 닛산의 지분 43.4%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협약에 따라 르노가 닛산의 고위임원을 선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업계에선 프랑스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닛산에 대한 지배권 확대로 해석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카를로스 곤 전(前) 회장의 후임을 선임하고자 르노에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르노의 차기 CEO로는 타이어업체 미쉐린의 장 도미니크 세나르 CEO가 물망에 오른다. 현재 르노의 임시 CEO인 티에리 볼로레도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 엠블럼. [사진=123RF}

문제는 한국의 르노삼성이 중간에 끼어 있다는 점이다. 르노삼성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르노-닛산의 동맹 체제에 따라 수익 전략을 달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르노삼성의 매출에서 수출물량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출 차량 대수는 총 13만7208대였다. 이 가운데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닛산 로그’가 10만7245대로 전체의 78.2%를 차지했다. 2만8359대의 수출 규모를 기록한 QM6의 4배에 달한다.

대부분 흑자도 닛산 북미법인 수출에서 나왔다. 매년 4월 공시하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르노삼성의 북미법인 차량ㆍ부품 매출액은 2조1783억원이었다. 같은 해 ‘닛산 로그’가 12만3202대가 팔린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닛산 북미법인의 매출 규모는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닛산 본사와의 거래 비중도 크다. 2017년 차량ㆍ부품 거래를 통한 매출은 688억5511만원, 매입은 3088억7926만원으로 집계됐다. 닛산 트레이딩(5억7161만원)과 닛산 멕시코법인(2억963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북미 수출이 수익구조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닛산 로그. [사진=123RF}

닛산의 북미 수출용 차량을 만들어 수출하는 사안은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이 결정했다. 부산 공장에서 생산되는 ‘닛산 로그’는 계약 관계에 따라 오는 9월 생산이 중단된다. 르노삼성 입장에선 장기적 수익 전략을 달리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부산 공장 가동률 유지를 위한 계약 연장이나 생산 차종 변경이 필수적이다. 신규 차량 투입을 위한 라인 정비에 따른 공장 휴지기도 불가피다. 생산 물량이 감소하면 르노삼성의 존폐 위기가 수면으로 떠 오를 수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신규 차량을 르노 본사와 협의해 내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새 모델도 연구 중으로 공장 가동률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임단협 교섭이 끝나야 생산물량 계획이나 다변화 전략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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