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법 개정으로 부담률도 상승…미국에 비해 역차별 지적도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17조원에 가까운 법인세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30%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 호황’덕에 2년 연속 실적 신기록을 기록한 데다 세법 개정까지 겹치면서 세금 납부액이 급증한 데 따른 결과다. 산업계에선 법인세 부담이 오히려 낮아진 미국의 경쟁업체들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한 법인세 비용은 총 16조8200억원으로, 전년(14조100억원)보다 20.1%나 늘었다.

이는 창사 이후 최고치다.

3년 전인 2015년(6조9000억원)의 2.4배 수준이며, 10년 전인 2009년(1조19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4배 이상에 달한다.

이는 또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연결기준 58조8900억원) 가운데 28.6%를 법인세로 지출하는 셈이다. 전년에 영업이익 53조6500억원 중 26.1%를 냈던 것에 비해 2.5%포인트 높아졌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나타내는 법인세 부담률(법인세 비용/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도 2017년 24.9%에서 지난해 27.5%로 역대 최고치로 높아졌다.

기업은 각 사업연도의 순익을 기준으로 과세소득 금액을 계산하고, 이에 구간별세율을 적용한 법인세 비용(주민세 포함)을 재무제표에 기록한다. 각종 공제 등의 요인이 있어 실제 납부액과는 차이가 있다.

지난해 법인세 부담률이 큰 폭으로 높아진 것은 세법 개정으로 지난해부터 과세표준 구간 3000억원 이상에 대해서는 최고세율이 25%(이전 22%)로 높아진게 주된 요인으로 지적됐다.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음에도 본사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법인세 등 조세 공과금은 80% 이상 국내에서 내고 있어 세수 기여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인텔과 애플 등 경쟁사의 소재지인 미국에 비해 세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법인세율이 낮아지면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반도체 경쟁사인 인텔과 스마트폰 경쟁사인 애플 등의 지난해 세금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었다”면서 “그만큼 미래에 대비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 여건에서 차이가 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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