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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 김보라, “혜나가 얄미운 애로 보일까봐 걱정했다“
엔터테인먼트| 2019-02-20 13:02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배우 김보라(23)는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부각시켰다. 불쌍하고 외로운 10대 소녀 혜나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당돌하고 영특한 아이였다. 무섭고 독하며, 소름끼친다는 반응도 많았다. 실제 만나본 김보라는 말을 똑부러지게 잘하는 젊은이였다.

“혜나는 선과 악을 함께 지니고 있어 시청자들이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더 응원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뻔한 스토리로 흐르지 않았다. 내가 일어날수록 더 시원하게, ‘사이다’를 탑재했다.”

김보라는 혜나역을 소화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스스로 상황을 설정하고 연기 연습을 했다. 김보라는 “선배 배우들에게는 부족함이 많지만 꿀릴 게 없다는 식으로 설정하고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혜나는 사람의 약점을 완벽히 안다고 생각한다. 입시 코디에게도 찾아가 콕콕 찌른다.

코디가 레벌이 높은 최종 보스인데, 이 분의 약점마저 쥐고 있으니, 내가 무너질 수밖에 없겠구나. 10대가 어른(보스)을 무너뜨리면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힘들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김보라는 “혜나는 분석하면 할수록 디테일하게 나온다.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부터 내가 정하고 엄청 연구했다. 예서가 한서진 아줌마와 붙는 신은 1주일전부터 연구했다. 행동, 표정을 분석해 더 깊게 들어가면 신이 살아난다”고 말했다.

김보라는 강준상(정준호) 집에 입주한 후 더욱 독해졌다. 준상의 아내인 한서진(염정아)의 염장을 지른다.

“혜나가 얄미운 애로 보일까봐 걱정했다. 오히려 감독은 더 약 올리라고 하셨다. 가진 건 없지만 머리 하나로 모든 걸 쟁취하는 캐릭터가 혜나다.”

김보라 또한 ‘SKY 캐슬’ 애시청자였다고 한다. 그는 “그냥 흘러가는 대사가 하나도 없어 놀랐다. 블랙 코미디 요소가 많고, 그안에 담는 메시지도 많았다. 대사가 짧아도 의미가있고 섬세했다”면서 “혜나 캐릭터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 주실지 몰랐다. 혜나가 죽고 나서도 회상신에서 자주 등장한다. 마지막까지 나올지 몰랐다. 죽어도 죽은 게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10대 소녀때문에 가정이 흔들리는 게 촬영할때 느껴졌다. 작가가 대단하다. 비중이 짧아도 임팩트가 있다. 다들 색깔이 뚜렷했다”고 덧붙였다.

김보라는 인천 예일고를 졸업하고 인하대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한 후 휴학한 상태다. 자신의 입시 준비는 어떠했는지 물어봤다.

“고3때 입시를 힘들게 준비한 편이 아니어서 드라마와는 조금 다르다. 6~7개월간 입시준비는 했지만, 드라마처럼 독하게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감할 수 있었다. 실제 저희 집은 우주 집, 이수임 가족 같다. 별로 터치 안하고 마음대로 하라고 한다. 억압되지 않으니까 잘되는 것 같다.”

김보라는 2004년 KBS 드라마 ‘웨딩’으로 데뷔했다. 장나라의 아역이었다. 이번에 만난 염정아의 아역도 했다. 2011년 MBC 드라마 ‘로열패밀리’에서다. 김보라는 “염정아 선배님과는 같은 미용실을 다닌다. 성인이 돼 드라마에서는 처음 만났다. 현장에서 반갑게 해줘 긴장이 사라지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성인 역도 2014년 MBC 일일극 ‘엄마의 정원’과 2015년 ‘삼례’라는 독립영화에서 경험했다. 지난 14일 오픈한 웹드라마 ‘귀신데렐라’에서도 성인역인 웹툰 작가를 맡았다.

김보라는 ‘SKY 캐슬’의 1~2차 오디션을 거쳐 선발됐다. 그는 “10대 아이들이 많아 내가 붙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중에서는 내가 가장 언니다. 제 나이로 뽑으면 나는 탈락이었다”고 말했다.

어릴 때는 낯가림이 심해 연기의 재미를 몰랐지만, 길에서 ‘담배삥’을 뜯는 성아 역을맡은 2012년작 영화 ‘천국의 아이들’를 통해 현장의 재미,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점을 느꼈다. 그 때가 고1때였다.

김보라는 혜나와 달리, 아버지가 항공물류기업 이사여서 부족함 없이 자랐다. 성인이 되면서 용돈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틈틈히 독립영화, 단편영화를 한다. 그 이유는 연기력을 쌓고 짧게 나마 다양한 인물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보라는 마음은 변한 게 없는데 인기를 실감한다고 한다. “인터뷰도 자주 들어온다. 혜나라는 이름을 자주 불러주신다. 뭔가 많이 바뀌고 있구나 한다.”

김보라의 연기스타일은 캐릭터의 성격을 스스로 정하고 간다는 것. 말투와 걸음걸이도 연구한다.

“말투가 중요하다. 요즘은 현실적으로 본다. 최대한 말하듯이 한다. 댓글도 많이 본다. 비판도 많다. 단점을 채우면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 스스로 뭐가 부족한지 완벽하게 알 수 없다. 배우가 대중앞에서 평가받는 직업이라 보니 그 분들의 시선이 중요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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