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북미 정상회담 D-3] 김정은, 굳이 남행열차 택한 이유는...
뉴스종합| 2019-02-24 09:00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평양역에서 열린 환송행사에서 김 위원장이 의장대 사열하고 있다. 2019.2.24 [연합]
경호ㆍ물자수송 등 완벽히
中ㆍ베트남 경제발전 살펴
총 4500㎞...60시간 걸릴듯



[헤럴드경제=온라인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 ’전용열차‘를 이용한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시간 남짓이면 이동할 수 있는 비행기 대신 60시간 이상이 걸리는 열차를 택한 데에는 '정치적' 이유가 상당하다는 관측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참석차 전날 오후 평양역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까지 열차로 갈지, 아니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처럼 베이징이나 광저우 등 중국 지역에서 항공편을 갈아타고 하노이로 입성할지 확실치 않지만, 열차 완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평양에서 하노이까지는 총 4500㎞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장갑차 수준을 넘는 수준으로 안전성이 완벽한 데다 최첨단 통신시설과 침실, 집무실, 연회실, 회의실, 식당, 경호요원 탑승 칸까지 모든 시설을 갖춘 집무실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열차 편 선택 배경에는 베이징과 하노이 같은 중국과 베트남의 수도와 발전된 도시뿐 아니라 농촌과 지방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보려는 속내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2년 극동지역 방문 당시 아무르강변 청소년 캠프에서 “열차여행을 하면 그 나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진 김정은 위원장 역시 중국의 지방 도시와 미국과 전쟁까지 치렀지만, 관계개선으로 고속 경제성장을 이뤄가는 베트남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직접 보고 싶었을 수 있다. 베트남은 노동당 일당 독재를 유지하면서도 자본주의 체제를 수용해 발전했고, 현재는 농업·광업 등 1차 산업 중심에서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 체계로 변해가는 중으로 여러 면에서 북한의 미래 모델로 꼽힌다.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의전팀을 이끌고 하노이에 도착하기 하루 전인 지난 15일 베이징을 경유한 뒤 국내선으로 중국 개방의 실험장으로 불리는 광저우(廣州)로 이동, 하룻밤을 묵었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으로 가는 도중에 중국이나 베트남의 인근에서 잠시 열차를 멈추고 직접 둘러볼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춘제(春節·중국의 설)로 철도가 가장 붐비는 시기임에도 김 위원장의 이동을 위해 상당한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직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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