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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여성 성역할 묘사…고정관념 만들수 있어”
뉴스종합| 2019-02-27 12:00
인권위, 교과서 모니터링 결과 발표

‘요리하는 역할은 여성, 외교 협상을 하는 인물은 남성,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는 흑인이나 동남아계….’

국가인권위원회가 초중고 교과서를 모니터링한 내용이다. 인권위는 2017년 초등학교 1·2학년 교과서와 2018년 초등 3·4학년, 중고교 교과서를 모니터한 결과 집안에서 자녀양육과 집안일을 담당하는 주체가 대부분 여성으로 표현돼 있었다고 27일 발표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학부모 봉사단의 모습과 부모 부양 및 자녀 양육 등 돌봄 노동을 하는 사람 역시 여성으로 표현됐다. 반면 일하고 퇴근하는 인물은 대부분 남성으로, 장바구니를 들고 쇼핑을 하는 사람은 여성으로 그려졌다. 인권위는 “가부장제 사회의 성별에 대한 정형화된 성역할이 교과서에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교과서에 나오는 여성들은 대부분 치마를 입은 모습으로 표현되고, 기업의 대표 등 경제활동을 하는 인물은 남성으로 그려졌다. 인권위는 “성별에 따라 특정성향을 갖거나 행위를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또 다문화 학생들이 주변인물이 아닌 중심인물로 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흑인은 구호나 보호의 대상으로만 묘사가 되고 있고, 백인은 구호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으로 표현돼 있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장애인의 경우도 소수자 권리 보호 관련 내용을 제외하고는 중심인물이나 주인공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인권위는 “장애인을 배려나 보호의 대상으로만 묘사하기보다 일상적이거나 중심적인 인물로 다뤄져야 한다”고 했다.

인권위는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오는 2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2018 초ㆍ중등교과서 모니터링 결과발표 및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인권위는 교과서내 인권 침해적 요소가 있는 내용에 대해선 개선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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