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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문대통령, 말레이시아서 인니어 인사’ 지적에 “혼선 발생”
뉴스종합| 2019-03-20 08:13
-말레이시아 정상회담서 발생…외교적 결례 논란
-고민정 부대변인 “이러한 일 발생 않도록 만전”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후(현지시간) 푸트라자야 총리 궁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청와대는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국빈방문 중에 인도네시아어로 인사해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방문국 국민들에게 친숙함을 표현하고자 현지어 인사말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대변인은 현지공관과 상황 파악을 체크 했다며 “관련해서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문제 제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외교적 결례 논란은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슬라맛 소르(Selamat sore)’라는 현지어로 인사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청와대는 기자회견이 열리는 시각에 맞춰 상대국을 배려해 말레이어로 오후 인사에 해당하는 말을 준비한 것으로 이 표현은 말레이시아가 아닌 인도네시아에서 쓰는 오후 인사다. 말레이어의 오후 인사말은 ‘슬라맛 쁘땅(Selamat petang)’이다.

더구나 문 대통령이 쓴 ‘슬라맛 소르’라는 표현은 ‘슬라맛 소레’라는 인도네시아어 발음을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경찬 영산대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인도네시아어의 뿌리가 말레이어에 있으니 sore건 petang이건 무슨 상관이냐’ 한다면 외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네시아어가 말레이어로부터 비롯된 것은 맞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단어의 표현에는 다른 부분이 적지 않은데 sore와 petang이 그런 예에 해당한다”며 “말레이어 통역이 있었다면, 최소한 제대로 된 대사관 직원 한 명이라도 기자회견문을 일별했다면 ‘Selamat petang’으로 바로 잡아주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의 연설, 그것도 해외 국빈방문에서 대통령의 한 마디는 그 나라의 국격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청와대 비서실이건 외교부건 대통령의 기자회견문 모두 인사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 책임은 작다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같은 역사적 뿌리를 공유하는 두 나라이지만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한때 말레이시아 연방 성립을 놓고 소규모 전쟁까지 벌였다”며 “(문 대통령 인사말 당시) 마하티르 총리의 표정이 궁금하고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15일 공식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순방 중이던 캄보디아를 소개하면서 캄보디아가 아닌 대만 국가양청원 사진을 올렸다가 14시간만에 삭제하고 “오류를 사과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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