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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촉발시켰다는 지열발전이 뭐길래?
뉴스종합| 2019-03-21 09:23
지난 20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에 있는 포항지열발전소의 모습. 같은 날 대한지질학회는 2017년 발생한 포항 지진은 인근 지열 발전소가 촉발했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 지진(규모 5.4)은 인근 지역의 지열 발전에 의해 촉발됐다는 최종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항 지진이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일 수 있다는 의미다. 포항 지진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서는 2016년 9월 경북 경주에서 일어난 규모 5.8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던 지진으로 기록됐다.

이강근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장(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ㆍ대한지질학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열 발전소의 지열정을 굴착하고 이곳에 유체를 주입하며 미소 지진이 순차적으로 발생했고, 시간이 흐르며 포항 지진이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열 발전이 무엇인지, 지열 발전이 왜 지진을 촉발시켰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네이버 지식백과 등에 따르면 지열 발전은 지하의 고온층에서 증기나 열수의 형태로 열을 받아들여 발전하는 방식을 말한다. 지열은 지표면의 얕은 곳에서부터 수㎞ 깊이의 고온의 물(온천)이나 암석(마그마) 등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다. 일반적으로 자연상태에서 지열의 온도는 지하 100m 깊어질 수록 평균 3~4도 높아진다. 지대와 발전 방식에 따라 수백m 에서 수㎞ 깊이의 우물을 파기도 한다.

우물로부터 고온의 증기를 얻으면, 이것을 증기 터빈에 유도하고 고속으로 터빈을 회전시켜서 이와 직결된 발전기에 의해 전력을 생산한다. 우물로부터 분출하는 증기가 습기가 적으면 그대로 터빈에 보내는 형식으로 할 수 있으나, 열수로서 분출하는 경우는 그 열을 열교환기에 보내어 물을 증발시켜 터빈으로 보낸다. 물의 온도가 낮은 경우에는 끓는점이 더 낮은 액체를 증발시켜 터빈으로 보내기도 한다.

지열 발전은 비용이 적게 들며, 오랜 기간 꾸준한 전력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환경 친화적이다. 하지만 지열 발전은 시설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 채산성(수입과 지출이 맞아서 이익이 있는 성질)이 떨어지며 화산 지대가 있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론적으로 지구의 지열 에너지는 인류의 에너지 수요량을 모두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실제로 채산성이 충분한 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깊은 곳에 위치한 지열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지열 발전의 미래는 기술의 발전, 에너지의 생산가, 국가 보조금의 지원, 이율 등에 달려 있다고 과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열 발전의 원리는 수㎞ 지하에 물을 넣고 땅의 열로 데운 뒤, 이때 발생한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것이다. 4∼5㎞ 정도로 땅을 깊게 파는 데다 지하에 물을 주입하고 빼내는 과정이 있어, 지반이 약해지고 단층에 응력이 추가돼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2년 전 포항 지진이 일어난 직후 과학계에서는 진앙이 지열 발전소와 수백m 떨어졌다는 점 등을 들어, 지열 발전소가 이 지진과 관련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발전소에서 지하에 주입한 물이 단층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이다.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와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국내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지난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진한 교수는 지진 직후인 2017년 11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진앙지로부터 1㎞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지열 발전소가 건립돼 그 과정에서 이 단층을 자극해 지진 발생 요인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단의 발표는 이진한 교수 등이 발표한 연구 결과와 부합하는 내용이어서 향후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될 전망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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