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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학의 수사 중 좌천' 이세민 전 기획관 “때 되면 정식조사기관에 진술"
뉴스종합| 2019-03-26 10:13
-이세민 전 수사기획관 “때 되면 정식조사기관에 진술”
-이세민 부인 “남편 ’젊은 후배들 나처럼 인사조치 당해‘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다 좌천성 전보 인사된 이세민<사진>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이 정식 조사기관에 출석해 관련 진술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이 도피성 해외 출국을 하려다 제지된 뒤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013년 김학의 수사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곽상도)과 민정비서관(이중희)에 대한 수사 권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 전 기획관은 26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때가 되면 정식 조사 기관에 진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 기획관은 지난 2013년 당시 김학의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다 문책성 전보 조치된 인사다. 이 전 기획관은 ‘김학의 수사’ 당시 수사라인 2인자 역할인 본청 수사기획관을 맡고 있었다.

경찰의 ‘김학의 수사’는 2013년 3월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찰은 김 전 차관 관련 첩보를 확인한 데 이어 같은 달 중순 특별수사팀을 꾸려 내사에 착수했다.그러나 돌연 김기용 당시 경찰청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청장이 교체됐고, 새로 취임한 이성한 청장은 4월 첫 인사에서 ‘김학의 수사’를 진행했던 수사 지휘라인을 모두 물갈이했다.

이 전 기획관이 본청 수사기획관을 맡은지 4개월만이다. 이 전 기획관은 이후 경찰대학 학생지도부장으로 전보됐다. 당시 김학배 수사국장은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이명교 본청 특수수사과장은 국회경비대장으로, 반기수 본청 범죄정보과장은 경기 성남 수정경찰서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당시 인사에 대해선 문책성 전보 인사라는 해석이 경찰 내에서 많았다. 매년 11∼12월께 경찰 정기 인사시즌이 아니었던데다 보직을 맡은지 불과 4개월만에 벌어진 전격적인 인사였기 때문이다. 또 경무관 급 이상의 인사는 청와대의 입김이 많이 작용하는데, 이는 결국 청와대 의사가 반영됐다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김학의 전 차관의 부친이 박정희 대통령 시절 육군 대령을 역임하며 친분이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 전 차관과 특별한 사이일 것으로 추측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 입김으로 김학의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 수사라인이 모두 물갈이됐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조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었다.

이 전 기획관의 부인 A씨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남편에 대한 질문에 “남편이 말을 잘 안한다. 사실 김학의 전 차관 수사를 하다 남편이 인사조치를 당한 것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내가 물을 때 마다 ‘다 지난 일’이라는 말만 한다”고 했다. A씨는 또 “남편이 ‘나는 괜찮다. 하지만 수사선상에 있던 똑똑하고 젊은 친구들이 전부 나처럼 인사 조치당했다‘고 말을 한 것은 기억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기획관은 충북지방경찰찰청 차장으로 재직하다 2016년 6월 옷을 벗었다. 경찰은 계급 정년이 있어 특정 계급을 달고 일정기간 안에 승진을 못하면 퇴직해야 한다. 경정은 14년, 총경은 11년, 경무관은 6년, 치안감은 4년 등이다. A 씨는 “서울에 있으면 승진 기회도 있다. 하지만 남편은 한직으로 돌면서 계급 정년에 걸렸다. 결국 퇴직 신청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무관 계급정년은 6년으로 승진을 못한 이 전 기획관은 계급 정년을 6개월 남겨둔 채 퇴직 신청을 했다. 이후 이 전 기획관은 충북보건과학대 초빙교수로 일했지만 학교 사정이 나빠지면서 이 역시도 그만둬야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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